김강민(35·SK)의 2017년 시작은 불운했다. 해외 개인훈련까지 가 착실히 시즌을 준비했지만 팀의 플로리다 캠프 출발 전 왼 정강이 부위의 봉와직염 증세로 동료들과 함께 비행기에 오르지 못했다. 남들이 경쟁적으로 스타트를 끊을 때, 김강민은 멀찍이 뒤에서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었다.
그러나 김강민은 “액땜이라고 생각한다. 시즌에 부상이 찾아오는 것 보다는 훨씬 나은 것 같다”면서 최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하려 노력 중이다. 최근에는 자신도 2017년을 향한 발걸음을 뗐다. 팀의 퓨처스팀(2군) 전지훈련이 열리고 있는 대만에 합류해 몸을 만들고 있다.
현재 상황은 매우 순조롭다. 김상용 컨디셔닝 코치의 지도 속에 정상적인 훈련 일정을 모두 소화하고 있다. 캠프 훈련 첫 날부터 가볍게 배팅 훈련도 시작했고, 외야 수비 훈련도 병행 중이다. 김강민의 송구 때마다 퓨처스팀 코칭스태프와 후배들의 탄성이 터지기 일쑤다. 타격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문제가 없어 시즌에 맞춰 모든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는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 자신감이다.

김강민은 오는 24일 귀국해 26일 1군 선수단과 함께 2차 전지훈련지인 일본 오키나와로 향한다. 주장 완장을 넘겼지만 베테랑의 책임감은 여전히 살아 숨 쉰다. 때로는 담담하게, 때로는 열정적으로 2017년을 바라보고 있는 김강민과의 일문일답.
대만에 왔는데 운동을 어떻게 하고 있나. 전반적인 몸 상태는?
일단 경기를 할 수 있는 몸을 만드는 데 최우선이라고 생각한다. 몸 만드는 일정을 짜고 왔다. 지금은 동료들과 떨어져 다른 운동을 하는 거라고 보면 된다. 내가 늦게 시작한 관계로 개인적인 일정으로 움직이고 있다. 트레이닝 파트에서 상의해서 내 일정을 만들어줬다. 체력적으로 경기를 할 수 있을 정도의 몸을 만드는 데 최우선이다. 여기서 실전에 들어갈 수는 없지만 실전에 들어갈 수 있는 몸을 만들어 (오키나와로) 넘어가는 게 목표다.
불운한 부상이 3년 연속 찾아왔다.
어쨌든 부상은 다 나았다. ‘이걸로 액땜했구나’ 생각하려고 한다. 올해는 안 아프면 좋겠다. 시즌 중간에 내려오는 거보다는 이게 차라리 낫지 않겠는가. 앞으로 안 내려온다고 생각하면 이게 더 나은 것 같다. 준비 잘해서 시작하겠다.
송구나 러닝은 문제가 없어 보였다.
아무래도 러닝이나 송구는 겨울에도 개인훈련을 통해 할 수 있어 준비를 했다. 다만 타격은 개인적으로 하기가 쉽지가 않다. 그래서 타격이 가장 오래 걸린다. 지금은 타격에 중점을 둬야 할 것 같다. 점진적으로 몸 상태를 베스트로 만들어야 한다. 타격은 좀 더 시간이 걸릴 것 같지만 송구·수비·주루는 몸만 어느 정도 되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
트레이닝 파트에서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데?
결국은 시킬 건 다 시킨다. 코치님들이 무서운 게 웃으면서 더 시킨다(웃음). 개별 일정이니 혼자 일정을 소화하면 훈련량이 많다. 타격도 혼자 20분 치고 빠지고, 혼자 트레이닝 하는 시간이 1시간에서 2시간 정도 된다. 죽겠다(웃음).
왕조를 경험한 선수로서 지난 4년간 성적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 같다.
예전이랑은 팀이 조금 바뀌었다. 여기에서도 답을 찾아야 한다. 그때는 그때만의 하던 야구가 있고, 지금은 지금 우리 팀에 맞는 야구가 있을 것이다. 잘 캐치해서 해 나가야 하는 부분이다. 이기면 좋은데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다. 그래서 더 힘든 것이다. 마음 같아서는 1년 한 시즌 다 잘하고 싶지만 그게 여의치가 않다. 솔직히 뭐가 정답인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기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확실하다. 결과가 잘 나오지 않았으니 올해도 잘 준비해서 좀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해보겠다.
지난해 팀 분위기를 바꾸려고 고군분투했던 것으로 안다.
첫 주장이라 그런지 생각보다는 부족했던 것 같다. 어쨌든 결과가 이야기를 해주는 것 아니겠나. 결과가 안 좋았으면 과정이 어떻게 됐든 안 된 것이다. 더 할 수 있었는데 나름대로 아쉽다는 생각이 있다.
박정권이 새 주장이 됐다. 전임 주장으로서의 생각은?
굉장히 믿음직하게 생각한다(웃음). 따라가기가 좋다. 마음에 든다. 개인적으로 정권이형한테 신경을 많이 써야 할 것 같다. 잘 해내리라 믿는다. 경험이 있기 때문에 잘 할 것이다.
팬들이 걱정을 많이 했다. 각오와 함께 팬들에게 한 마디를 한다면?
매년 계속 재활군에 가고 있다. 이걸로 재활군을 한 번 구경했으니 올해만큼은 시즌 시작과 동시에 끝날 때까지 한 곳에서 있어보도록 하겠다. 좋은 성적을 내서 꼭 기대에 보답하겠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