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이 생각보다는 몸을 잘 만들어왔다. 예상보다 시작이 좋다. 몸만 놓고 보면 100점 만점에 95점은 된다”
김무관 SK 퓨처스팀(2군) 감독은 지난 14일부터 시작된 SK 대만 퓨처스팀 캠프의 초반을 비교적 만족스럽게 평가한다. 퓨처스팀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저연차·저연봉 선수들이 많은 만큼 비시즌 중 추운 국내에서 훈련을 해야 했다. 때문에 몸 상태에 대한 걱정이 많았던 것이 사실. 그러나 예상보다는 전체적인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다는 게 코칭스태프의 판단이다.
김무관 감독은 “추운 실내에서만 훈련을 하다 따뜻한 곳으로 넘어왔는데 생각보다는 방망이도 잘 나오고 투수들의 컨디션도 괜찮다”면서 “18일부터 라이브 피칭 및 시뮬레이션 게임을 시작하는데 나도 선수들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고 웃었다. 이동수 타격코치와 김경태 투수코치 또한 파트별로 선수들의 초반 몸놀림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오히려 오버워크를 방지하는 것이 화두로 떠올랐을 정도다.

퓨처스팀 일정은 상대적으로 1군에 비해 빡빡하다. 기량이 어느 정도 완성 단계에 있는 1군과는 비교하기 어렵다. 기본적으로 5일 훈련에 하루 휴식이다. 하루를 뜯어봐도 얼리워크조가 오전 8시 30분부터 훈련을 시작하는 것을 비롯, 야간훈련까지 있어 전체적으로는 훈련 시간이 길다. 여기에 훈련 인원이 얼마 되지 않아 같은 시간을 하더라도 개인별 훈련 시간은 더 많기 마련이다.
그러나 선수들이 열정적으로, 또 밝게 훈련에 임하고 있어 코칭스태프가 안도하고 있다. 지난해 대만 2군 캠프에 참가했던 선수들 중 적잖은 인원들이 1군 무대를 밟았다는 것을 선수들 또한 알고 있다. 강화에 남은 20여명의 선수들보다 우선권을 부여받았다는 생각들도 강하다. 위로는 1군, 아래로는 강화 잔류군 선수들을 모두 신경 써야 하는 이들로서는 이번 캠프가 절호의 기회일 수밖에 없다.
김무관 감독 및 코칭스태프가 강조하는 이번 캠프의 화두는 기본기다. 김 감독은 “기본기가 철저한 선수만이 야구를 오래 할 수 있다. 시간이 걸리고 당장 성과가 나지 않더라도 이 부분부터 확실히 짚고 넘어가겠다”며 이번 캠프의 중점 사안을 설명했다.
여기에 개인별 맞춤 훈련이 진행되는 등 예년에 비해 훈련 프로그램이 다채로워졌다. 단체 훈련이 끝나면 선수 2명이 그룹을 묶어 이른바 그룹핑, 나머지 훈련을 진행한다. 타격, 수비, 퀵모션, 견제 등 프로그램은 매일 바뀌는 데 공통적으로 ‘기본기’라는 분모가 자리하고 있다. 코칭스태프가 선수들의 부족한 점을 파악해 일정을 짠다.
또 하나의 화두는 ‘상상력’이다. 김 감독이 이번 캠프에서 기본기와 함께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훈련을 할 때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닌,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뚜렷한 목표 의식을 가지라는 의미다. 훈련량도 중요하지만, 질을 높이려는 노력이다. 한편으로는 1군의 경쟁자가 누구인지, 그 경쟁자를 넘으려면 자신의 장점을 어떻게 극대화해야 하는지를 선수 스스로 생각해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상상력을 그릴 도화지를 만들어주기 위해 코칭스태프도 이번 훈련에 자율성을 많이 부여했다. 1군만큼은 아니지만 오후 3시 이후로는 상당 시간을 자율 훈련으로 채웠다. 그룹핑에 포함되지 않은 선수들은 숙소로 들어가도 된다. 야간 훈련도 지정된 몇 명을 빼고는 자율적으로 훈련을 할 수 있게끔 했다. 그러나 거의 대부분의 선수들이 스스로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한 자율 훈련을 한다. 코치들이 휴식이 필요한 일부 선수들은 숙소에 머물 것을 강제할 정도다.
이처럼 열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SK 퓨처스팀 캠프는 18일 첫 시뮬레이션 게임을 한다. 그리고 24일부터는 본격적인 연습 경기 일정이 잡혀있다. 26일에는 2차 전지훈련 명단에서 탈락한 플로리다 멤버들이 합류한다. 1군에 올라가기 위한 본격적인 전쟁이 벌어지는 셈이다. 여기에 승리한 선수들이 3월 중순부터 시작될 시범경기에 나설 자격이 생긴다.
김 감독은 “지금은 힘이 있어도 시간이 지나고 날이 더워지면 아무래도 체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중간 중간 잘 조절해야 한다”라면서 “1군에서 버틸 수 있는 선수를 1년에 1~2명씩만 만들어도 팀의 세대교체는 금방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대만 캠프에서 뚜렷한 성과를 확인한 SK가 올해도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