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승 늦바람' 도로공사, 다음 시즌 희망찬 이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2.19 06: 46

꼴찌 굳어진 도로공사, 시즌 첫 3연승  
고예림·문정원 성장, 토털배구 안착중
한국도로공사가 3연승의 늦바람을 내고 있다. 최하위 자리가 거의 굳어졌지만, '고춧가루 부대'로 V-리그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도로공사는 지난 18일 KGC인삼공사와 6라운드 첫 경기를 세트 스코어 3-0 셧아웃 승리로 장식했다. 3세트를 하는데 걸린 시간은 1시간19분. 올 시즌 도로공사의 베스트 경기였다. 지난 12일 GS칼텍스전 3-2 풀세트 승리를 시작으로 15일 인삼공사에 3-1 승리를 거둔 데 이어 3연승이다. 
도로공사의 3연승은 시즌 처음이다. 연승 자체가 없었지만 두 번 연속 갈 길 바쁜 인삼공사를 제물삼아 2연승에 3연승까지 달렸다. 8승18패 승점 24점으로 1경기 덜 치른 5위 GS칼텍스(9승16패·승점28)와 격차를 좁히기란 쉽지 않다. 이대로 최하위로 마감할 게 유력하지만 다음 시즌 희망이 커져간다. 
먼저 김종민 감독이 추구하는 토털배구가 완전히 뿌리를 내리고 있다. 이날 인삼공사전에서 3세트 경기에도 불구하고 세터 이효희의 완벽한 볼 배분 아래 헐리(20점) 고예림(10점) 정대영·배유나(11점) 등 4명의 선수들이 두 자릿수 득점을 고르게 올렸다.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지 않는 토털배구의 진수였다. 
김종민 감독은 "한 선수에게 집중되지 않고 선수 전원이 움직이는 토털배구를 좋아한다. 해결사 부재가 약점이지만 전체적으로 조직력이 강화되고 있다. 시즌 전부터 강조한 부분이 조금씩 자리를 잡아간다"고 말했다. 외국인선수 헐리의 점유율을 낮추면서 고예림·문정원 등 젊은 선수들의 활용폭을 높였다. 
올 시즌 도로공사의 수확도 바로 여기에 있다. 김 감독은 "고예림이 많이 성장했다. 이제는 서브 리시브를 버티는 수준이 됐고, 교체 없이 계속 뛸 수 있게 됐다. 공격력은 원래부터 좋은 선수였다. 수비와 리시브에서 많이 성장했다"고 칭찬했다. 
맏언니 이효희도 "고예림·문정원 등 어린 선수들이 먼저 언니들의 엉덩이를 두드려주며 적극적으로 파이팅을 내고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경기를 하면서 자신감이 많이 붙었는지, 초반과 많이 달라졌다. 다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며 앞으로 팀을 이끌어나갈 후배들의 성장에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사실 시즌 초반 9연패 나락에 빠지며 일찌감치 하위권으로 떨어진 도로공사는 전 외국인선수 케네디 브라이언의 왕따 논란으로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김종민 감독은 "9연패할 때도 경기 내용은 썩 나쁘지 않았다. 다만 중간에 안 좋은 이야기 때문에 선수들이 마음의 상처를 받았고, 팀이 많이 흔들렸다"고 아쉬웠던 순간을 되돌아봤다. 
하지만 이젠 훌훌 털어냈다. 이효희는 "시즌 초반처럼 막판에도 연패로 안 좋게 끝난다면 선수 개개인의 자존심이 크게 상했을 것이다. 배구에 의욕을 잃을 수도 있었지만 지금 연승으로 분위기가 밝아졌다"며 "더 이상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경기로 시즌을 잘 마무리하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
[사진] 대전=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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