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불륜녀'→'베를린의 여왕' 김민희 향한 시선 달라질까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2.19 13: 20

 이제 김민희라는 배우의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는 어떻게 될까.
‘홍상수의 그녀’ ‘불륜녀’라는 오명을 입었던 그녀가 홍상수 감독의 19번째 작품인 ‘밤의 해변에서 혼자’를 통해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18일 오후(현지시각) 베를린 영화제의 심사위원단은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서 영희 역을 소화한 김민희를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홍상수 감독과 객석에 앉아있던 그녀는 놀란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무대로 올라섰다. 마이크 앞에 서자 감격에 겨운 듯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하지만 눈물을 흘리거나 흥분하지 않고 미소를 띤 채 담담하게 소감을 이어나갔다.

김민희가 여우주연상에 해당되는 은곰상을 수상한 건데, 우리나라 여배우들 가운데 베를린 영화제에서 수상의 기쁨을 안은 것은 김민희가 처음이다. 이로써 역사적으로도 중요하고 큰 의미를 남기게 됐다.
김민희가 올해 베를린 영화제에 참석한다는 사실로도 관심이 쏟아질 법했지만 다른 배우들보다 한층 이목이 집중된 이유는 유부남인 홍상수 감독과 불륜의 사랑에 빠졌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특히나 김민희는 홍 감독의 작품 안에서 마치 감독과 자신의 사랑 이야기를 풀어놓듯, 가짜와 진짜 사랑에 대해 이야기 했다. 김민희가 연기한 영희는 독일 함부르크와 한국 강릉에서 지인을 만나 사랑과 삶에 관해 질문하고 번민하는 캐릭터이다. 그녀는 기자회견에서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진짜 사랑을 찾으려는 모습이었던 것 같다. 환상이 아니고 진실된 사랑을 원하는 여주인공의 모습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던 것을 보면 감독이 추구한 점을 오롯이 담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언제나 그랬듯 그녀의 말과 행동에서는 ‘김민희’만이 낼 수 있는 색채가 묻어나왔다. 주변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든, 아니면 다른 사람의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듯 관여치 않고 오로지 자신의 생각과 선택에 집중하는 평온하면서도 쿨한 모습이다.
지난해에도 불륜설 논란으로 ‘2016 청룡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이 불가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아가씨’(감독 박찬욱)를 통해 윤여정, 김혜수, 손예진 등 쟁쟁한 후보를 제치고 영예를 안았다. 사생활을 개의치 않고 연기력만 평가한 것인데 해외 영화제에서도 그녀의 연기력만 평가해 시상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김민희도 자신을 향한 남들의 시선과 평가를 두려워하지 않고 ‘마이 웨이’ 행보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김민희라는 배우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게 될까하는 점이다. 지금껏 평가해온 대로 인기를 버리고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을 택한 ‘불륜녀’로 생각할지, 아니면 영광스러운 ‘베를린의 여왕’으로 바라볼지 궁금하다. 선택권은 우리에게 주어져 있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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