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월화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이하 역적) 김상중이 시청자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고 있다.
지난 20일 오후 방송된 ‘역적’에서는 위기에 몰린 아모개(김상중 분) 일가와 동생을 위해 힘을 각성한 길동(윤균상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아모개는 충원군(김정태 분)의 계략에 죽을 위기에 놓였고, 길동은 여동생 어리니(정수인 분)를 구하기 위해 도망치던 중 힘을 각성했다. 그럼에도 길동은 화살 세 대를 맞고 쓰러졌고, 어리니는 결국 실종되고 말았다.
길동은 동생을 찾다 장녹수(이하늬 분)의 집에 다다랐고, 장녹수는 길동을 치료해준다. 길동은 멀쩡하게 깨어났지만, 왜 자신이 여기까지 오게 됐는지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장녹수는 그런 길동을 보살펴준다.
장녹수는 양반집에 창을 부르러 가며 길동을 고수로 데려갔다. 길동은 양반들이 장녹수를 함부로 대하는 걸 보고 나서서 분위기를 수습했다. 장녹수는 게다가 친아들이 오자 돈만 쥐어 보내줬다. ‘괴물’이 될 수밖에 없었던 장녹수의 굴곡진 인생사를 들은 길동은 그를 안아줬고, 두 사람은 사랑하는 사이가 됐다.
그러다 길동은 자신이 상처를 입고 동생을 찾으러 다녔을 때 마주쳤던 사냥꾼들과 다시 마주쳤고, 그 순간 동생이 실종됐고, 자신은 동생을 찾고 있었다는 걸 기억해내고 충격을 받는다. 마지막 순간, 마침내 아모개가 살아있다는 게 알려졌다.
이날 드라마는 길동과 장녹수의 서사를 쌓아올리는 것에 집중했다. 두 사람의 사랑은 후에 장녹수와 연산군(김지석 분)의 만남을 더욱 극적으로 그리기 위한 하나의 도구였다. 물론 동생을 찾던 길동이 갑자기 장녹수와 합방하는 전개는 예상치 못했으나 30부작의 전개를 위해서는 필요한 과정이기도 했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길동과 장녹수의 애절한 사랑에 집중하지 못했다. 아모개의 생사가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 아모개는 ‘역적’의 초반 중심인물이었으며, 김상중이란 배우가 묵직한 울림을 더해 ‘역적’에선 없으면 안 될 캐릭터가 됐다.
그런 아모개가 마지막 장면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반전 그 이상의 충격이었다. 아모개의 비장한 표정은 단 3초였지만, 무게감은 60분과 맞먹었다. 그 3초 만에 모든 걸 빼앗아버린 김상중의 존재감은 남달랐다.
그야말로 시청자를 훔친 김상중이다. ‘역적’을 명품사극으로 만드는 마지막 퍼즐이 바로 김상중이었던 셈. 소시민에서 익화리 큰 어르신으로 변모한 아모개를 촘촘하게 그려냈던 김상중이 이제는 아모개를 영웅으로 만들고자 한다. 과연 김상중이 만드는 영웅 아모개는 어떤 모습일지 눈길이 모아진다. / yjh0304@osen.co.kr
[사진] ‘역적’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