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역배우 김새론(18)의 연기력과 매력은 많은 사람들에게 큰 즐거움이 아닐 수 없다. 여느 여고생들처럼 밝고 해맑은 모습이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작품이나 연기적인 이야기를 할 때는 연륜 깊은 배우들처럼 꽤나 진지하고 신중했다.
김새론이 김향기와 주연을 맡은 영화 ‘눈길’(감독 이나정)로 3월 1일 스크린을 찾는다.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뽐내며 성인 연기자 못지않은 존재감을 보여주는 두 사람이 이제는 한국 영화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존재로 떠오른 것이다.
‘눈길’에서 김새론은 1944년 일제강점기 말 일본군 위안부로 강제 동원돼 열여섯 소녀들이 피부로 느낀 두려움과 설움을 표현하며 진심을 발휘했다.
부잣집 막내딸에 공부까지 잘하는 영애 역을 맡은 김새론은 21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처음 시나리오 받았을 때 종분, 영애 역을 둘 다 읽었다. 애초부터 제가 영애로 정해지지 않았다”며 “저는 영애 역할이 좀 더 끌렸다. 종분이라는 역할을 맡은 게 김향기라는 좋은 배우라서 좋았다”는 생각을 전했다.
앞서 연출을 맡은 이나정 감독은 김향기, 김새론이라는 두 아역이 성인 못지않게 큰 존재감을 발휘한다고 칭찬한 바 있다. 감독의 말처럼 ‘눈길’은 위안부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들이 겪은 아픔을 관객과 함께 느끼고 위로하고자 만들었다. 무엇보다 동갑내기인 김향기, 김새론의 우정과 따뜻한 마음이 아름답게 그려져 감동을 안긴다.
김새론은 “‘눈길’은 우리가 절대 잊지 말아야 할 이야기다. 대부분의 장면들이 다 슬펐지만 감독님이 저희가 상황을 위협적으로 느끼거나 무서운 기분이 들지 않도록 노력하신 것 같다”며 “현장에서 저희에게 큰 자극을 주지 않으려고 도와주셨다. 여자 감독님이시다보니 더 깊은 얘기까지 할 수 있었고, 말하지 않아도 공감대를 형성하며 연기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함께 살 수 있도록 손을 내밀어 외롭고 힘든 순간을 견뎌낸 종분 역의 김향기와 영애를 연기한 김새론의 마음가짐, 감독의 노력이 더해져 당시 어린 소녀들이 겪어야 했던 아픔을 그대로 느낄 수 있게 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애의 감정과 성격이 (극이 흐를수록)많이 변하는데 저는 그런 부분을 잘 표현하고 싶었다. 무덤덤하게 변해가는 모습이 굉장히 마음에 와 닿았고 그 부분을 관객들도 잘 느끼셨으면 좋겠다.”
그러면서 김새론은 “사실 작품에서는 우울하고 어둡고 ‘음악중심’에서는 밝아서 보시는 분들이 혼동하실 것 같다. ‘음악중심’은 실제 성격을 살려 그대로 하려고 하고, 작품에서는 각각의 작품대로 캐릭터를 살리고 싶다”는 연기적 포부를 밝혔다.
‘음악중심’의 MC를 맡은 차은우와 이수민에 대해 김새론은 “밝게 통통 튀면서 호흡을 맞춰서 ‘음악중심’이 더 상큼해지지 않았나 싶다”며 “차은우 오빠는 예전에 같은 소속사였기에 원래부터 친오빠처럼 친한 사이였다. (MC를 하면서도) 지금도 너무 편하다. 이수민 양도 ‘음악중심’을 하면서 친해졌다. 밝게 통통 튀면서 잘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눈길’은 독립운동의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해 3·1절에 개봉한다. 김새론은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신 덕분에 3월 1일에 개봉한다. 개봉 날짜를 많은 분들이 기억을 해주시더라. 개봉 날짜가 영화에 좋은 영향을 미치진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purplish@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