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월화드라마 '피고인'이 2회 연장 방송된다. 하지만 SBS의 의도와는 달리 연장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시청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왜일까.
SBS 드라마본부는 21일 "'피고인' 연장에 대한 시청자의 요구가 쇄도하고, 16회 만으로는 스토리 완결이 불가하다는 판단 아래 2회 연장을 확정 짓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회 연장을 통해 보다 탄탄한 스토리로 시청자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덧붙였다.
'피고인'은 딸과 아내를 죽인 살인자 누명을 쓴 검사 박정우(지성 분)가 잃어버린 4개월의 시간을 기억해내기 위해 써 내려가는 처절한 투쟁 일지이자, 희대의 악인 차민호(엄기준 분)를 상대로 벌이는 복수 이야기로 지난 20일 9회 방송을 마쳤다.
당초 16회로 기획된 드라마이기에 이제 반환점을 돌며 박정우의 본격적인 반격이 펼쳐질 예정인 것. 그간 '피고인'은 기억상실이라는 소재와 누명, 재벌의 갑질과 악행 등으로 인해 답답하다는 평가를 들어왔다. 일명 '고구마' 드라마라는 것.
물론 이는 진범을 끝까지 쫓아가며 긴장감을 형성해야 하는 장르물의 특성이라고 할 수 있지만, 팍팍한 현실에서 드라마로나마 위안을 얻고 싶은 시청자들에겐 속 터지는 일일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시청의 끈을 놓지 못하는 건 배우들의 명연기가 있기 때문. 그리고 엔딩 5분에 터지는 반전이 주는 짜릿함이 크기 때문이다.
계속 보고 싶은 마음은 들지만, 이제는 제발 제대로된 응징을 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대부분이다. 그런 가운데 풀어내야 하는 이야기가 많다며 2회 연장을 결정지은 것.
물론 SBS 측의 입장도 이해가 되지 않는 건 아니다. 시청자 유입 폭이 크지 않는 장르물임에도 불구하고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는 점만으로도 '피고인'이 가지는 의미는 대단하다. 게다가 후속작인 이상윤 이보영 주연의 '귓속말'이 생각보다 제작이 늦어졌기 때문에 '피고인'의 연장은 SBS로서는 좋은 기회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미 모든 비밀이 풀린 상태에서 남은 회차가 7회가 아닌 9회가 되어버린 '피고인'의 전개가 엿가락처럼 늘어지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적지 않은 상황. 과연 '피고인' 측이 공연한대로 '탄탄한 스토리'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끝까지 사로잡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parkjy@osen.co.kr
[사진] S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