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지난 2년간 기대 이하의 성적을 냈다. 3년 동안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을 분주히 누비며 전력 보강을 했고 흥행 돌풍도 일으켰지만 어쨌든 포스트시즌 진출에는 실패했다.
FA 시장의 투자로 이름값은 많이 올라갔다. 현재 리그를 주름잡는 선수들, 혹은 한때 리그를 주름잡았던 선수들이 많이 모였다. 네임밸류만 놓고 보면 중상위권 팀들에 비해 뒤질 것은 없다. 반대로 젊은 선수들이 크지 못한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한화다. 어쨌든 올해는 성적을 내야 한다. 이른바 ‘윈나우’의 관건은 그 이름값이 한 곳에 모일 수 있느냐로 직결된다.
한화 선수들도 사실 이런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자신감이 있다. “다 뭉치면 우리도 다른 팀에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있다. 선발·불펜·야수 모두 마찬가지다. 올 시즌 유력한 선발 요원인 이태양과 윤규진은 “좋은 외국인 선수들도 들어왔고, 모든 선수들이 함께 한다면 우리 마운드도 충분히 강하다고 생각한다”고 입을 모았다. 알렉시 오간도, 카를로스 비야누에바라는 특급 경력을 가진 외국인 투수들의 가세가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고 있는 셈이다.

불펜의 핵심은 정우람 또한 “선수들이 한 살씩 먹고 있는 점은 있지만 우리도 모든 선수들이 다 들어오면 충분히 해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팀 분위기를 설명하면서 “기대감 속에서 우려도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다 와서 힘을 합쳐야 한다. 더 이상 구멍이 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송광민도 “투수들이 잘 던져줄 것 같다. 개막 전 체력을 회복해 정상궤도에 들어오면 작년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음을 드러내면서 “야수도 (정)근우형이 들어오면 완전체가 되지 않을까 싶다. 로사리오고 있고, 잘되면 작년처럼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뭉치면 우리도 충분히 강하다”는 인식은 한화 선수단 전반이 공유하고 있는 슬로건이다.
결국 뭉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한화는 최근 2년간 전력을 극대화해 활용해 본 기억이 별로 없다. 어느 선수가 잘하면 어느 선수는 부상에 빠졌고, 어느 선수가 돌아오면 어느 선수가 다시 빠졌다. 벤치의 시즌 운영에도 문제가 있었지만 몸에 맞는 공이 큰 부상으로 이어지는 등 불운도 있었다. 한화가 올해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이런 전철을 되풀이하면 안 된다. 2년간 실패를 맛본 김성근 감독의 시즌 운영에 관심이 모이는 이유다.
다행히 부상 재활자들이 시즌에 맞춰 착착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안영명은 미야자키 캠프 막판에 실전 마운드에 올랐다. 권혁 송창식도 시범경기를 거쳐 개막 대기가 가능할 것이라는 게 구단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정근우까지 돌아오면 모처럼 100% 상태로 시즌 시작이 될 전망이다. 김성근 감독도 “재활자들이 4월(개막 초반을 의미)에는 들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화의 전력이 온전하게 출발해 끝까지 버틸 수 있을지, 올 해도 KBO 리그를 관통하는 화두가 될 전망이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