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절실히 덤벼드는 것. 그게 이형종의 야구라고 생각한다. 올 시즌은 그걸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이형종(28)은 지난해 61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8푼2리, 1홈런, 14타점을 기록했다. 두드러지지는 않는 기록. 그러나 그가 타자 전향 2년차였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놀라운 수준이다. ‘야구는 잘하는 사람이 잘한다’라는 말을 증명한 셈이다.
그러나 본인은 지난해 성적에 만족하지 않았다. 눈에 보이는 기록은 나쁘지 않았지만, 자신의 야구를 하지 못했다는 이유다. 타석에서 자기 스윙 없이 물러났던 것. 경기장 안팎에서 절실하지 못했던 것. 이형종의 2016년은 스스로에게 아쉬움투성이다.

올 시즌은 달라지겠다는 각오다. 비시즌 내내 야구에 대한 고민을 거듭하면서 본인에게 야구가 갖는 의미를 깨달았다고 한다. 그는 소중한 야구를 다시는 놓치지 않겠다고 되뇌었다. 타고난 재능에 독기까지 더한 이형종. 과연 그가 가뜩이나 붐비는 LG 외야에 한 차례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을까.
- 40일 넘는 스프링캠프가 끝났다. 성과에 만족하는가.
▲ 80점 정도는 주고 싶다. 이번 스프링캠프 목표는 ‘장타력 향상’이었다. 중장거리 타자로 거듭나고 싶었다. 훈련 때 모습만 보면 100점까지도 가능하다. 하지만 실전에서는 조금 안 되는 부분이 남아있다. 시범경기 동안 연습 때 모습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
- 상당히 만족한 모양이다. 공격 쪽에 초점을 맞춘 건지.
▲ 그렇다. 특히 장타 욕심이 많았다. 단순히 홈런을 많이 치겠다는 게 아니다. 더 빠른 타구, 더 멀리 가는 타구를 만들어야 한다. 또 초구를 노리거나 유리한 카운트에서 방망이를 적극적으로 내는 등 공격적으로 타격할 계획이다.
- 수비도 신경을 썼을 텐데.
▲ 한혁수 수비코치님은 외야 세 포지션을 모두 준비하라고 지시하셨다. 감독님이 지시하신다면 좌익수, 중견수, 우익수 가리지 않고 뛸 것이다. (투수출신이라 송구가 강점이다. 어깨 통증은 어떤가?) 어깨 통증 때문에 투수를 그만뒀다. 송구하면서도 신경을 안 쓸 수 없다. 그런데 지금은 거의 나았다.

양상문 감독도 ‘장타자’ 이형종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LG는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도중 이탈리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과 두 차례, 네덜란드 대표팀과 한 차례 연습경기를 가졌다. 이형종은 4번 중견수, 4번 지명타자, 3번 좌익수로 세 경기 모두 선발출장했다.
올 시즌 LG의 외야는 과포화 상태. 지난해 주전으로 도약한 김용의를 시작으로 채은성, 문선재, 이천웅 등 신진 자원과 이병규, 임훈 등 명예회복을 노리는 베테랑들이 경쟁 중이다. 그러나 모두 장타력과는 거리가 있다. 이형종이 중장거리 타자로의 변신에 성공한다면 경쟁력을 갖춘다는 의미다. 양상문 감독은 연습경기 내내 이형종을 클린업트리오에 기용하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송구홍 신임 단장 역시 마찬가지였다. 송 단장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이형종이 완전히 달라졌다”라고 강조했다. 송구홍 단장이 꼽은 가장 큰 변화는 눈빛. 그는 “이형종이 야구 내적으로도, 외적으로도 많이 달라졌다. 여러 모로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 송구홍 단장이 “이형종 눈빛이 달라졌다”라고 하던데.
▲ 단장님은 나한테 직접적으로 별 말씀이 없으시다. 그래서 이런 얘기는 처음 듣는다. 눈빛이 달라졌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야구를 조금 더 진지하게 대하고 있다. 비활동기간인 12월~1월에는 훈련보다는 몸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쓴다. 그때 ‘야구란 내게 어떤 의미일까. 내가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선수로 거듭날까’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다. 그 고민을 안고 스프링캠프를 치르다보니 확실히 도움이 됐다.
- 정신적으로 성숙해졌다는 의미인가?
▲ 그렇다. 지난해 내내 느낀 게 있다. 바로 ‘이대로라면 오래 가지 못하겠구나’라는 부분이다. 몇몇 분들은 타자 전향 첫해 성적 치고는 괜찮았다고 칭찬해주셨다. 하지만 동의하지 않는다.

- 만족하지 못한 이유가 무엇인지.
▲ ‘이형종만의 야구’를 하지 못했다. 주위에서 바라는 점에 너무 매몰됐던 것 같다. 나도 모르게 위축되는 걸 문득 느낀 적도 여러 차례 있다. 올 시즌은 다를 것이다. 이형종의 색깔이 어떤지 보여주고 싶다. (이형종의 색깔이 뭐라고 생각하는가?) 매 순간 절실히 덤벼드는 것. 자기 스윙이라고 하지 않나. 타석에서 적극적으로 덤비지 못하고 갖다 맞히는 데 급급했던 것 같다. 올 시즌만 야구하는 거 아니다. 올해가 있어야 내년도 있고, 내년이 있어야 미래가 있다. 롱런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독해져야 한다.
- 올 시즌 목표는?
▲ 다치지 않고 1군에 계속 머무는 게 가장 중요하다. 구체적인 수치를 내놓지 않겠다. 모든 부분에서 지난해보다 더 나을 것이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숫자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태도가 더 성숙해졌다’라는 평가를 받도록 절실히 야구하겠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