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로 돌아왔지만 아드리안 곤살레스(LA 다저스)는 분을 삭이지 못하는 모습이다. 멕시코 대표팀의 허무한 탈락에 분노한 곤살레스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대한 독설을 쏟아냈다.
멕시코 대표팀의 일원으로 WBC에 참가한 곤살레스는 16일(한국시간) 팀의 스프링캠프가 위치한 미 애리조나주 글렌데일로 돌아왔다. 국가에 대한 책임감이 커 WBC의 단골손님이기도 했던 곤살레스는 이번 대회에서 허무한 탈락을 맛봤다. 타이브레이커 룰이 명확하지 않았고 심지어 2라운드 진출팀이 정정되는 해프닝 끝에 일찌감치 짐을 쌌다.
이에 대해 곤살레스는 복귀 첫 날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다시는 WBC에 출전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그들은 (야구의) 월드컵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대회 운영은) 심지어 리틀리그 월드시리즈에도 한참 미치지 못했다”며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곤살레스를 분노(?)하게 한 논란은 이랬다. D조에서는 푸에르토리코가 3전 전승을 거둔 가운데 이탈리아·멕시코·베네수엘라가 나란히 1승2패 동률이 됐다. WBC 타이브레이커 규정에 따라 동률인 3개 팀 맞대결의 이닝당 최소실점→최소 평균자책점→최고 타율 순으로 순위를 가렸다. 여기서 19이닝 20실점을 한 이탈리아(이닝당 1.053점)가 일단 타이브레이커 게임 진출을 확정했고 그 다음이 멕시코와 베네수엘라의 싸움이었다.
당초 멕시코는 18이닝 19실점을 한 것으로 간주, 19이닝 21실점의 베네수엘라보다 앞섰다. 때문에 경기 후 모든 매체들은 이탈리아와 멕시코가 마지막 일전을 치른다고 전했다. 그런데 경기 후 WBC 사무국이 이를 정정했다. 멕시코가 10일 이탈리아전에서 9회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고 역전패를 당한 것을 짚고 넘어간 것이다. 멕시코는 그 9회를 포함해 18이닝으로 계산했지만 사무국은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했으니 17이닝이 맞다고 정정했다.
결국 안방에서 2라운드 진출을 위한 마지막 경기를 준비하던 멕시코는 베네수엘라에 밀려 탈락했다. 멕시코 야구협회가 이의를 제기했으나 WBC 사무국의 방침은 단호했다. 곤살레스는 이에 대해서도 불만을 토로했다. 곤살레스는 “멕시코 팀 단장이 베네수엘라와의 경기를 앞두고 이메일과 전화를 통해 무려 7차례나 공식 타이브레이커 룰의 명확한 설명을 요구했다. 하지만 (사무국은) 대답이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당시 멕시코는 2점차로만 져도 플레이오프 게임이 확정되는 줄 알고 있었다. 이에 대해 곤살레스는 만약 룰이 그렇게 해석되는 줄 알고 있었다면 9회 베이스를 꽉 채우고 점수를 주지 않는 전술을 펼쳤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