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학원폭력 꼬집다”...그래, 이게 ‘고등래퍼’지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7.03.18 06: 50

‘고등래퍼’의 참 맛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학생들만이 할 수 있는 ‘교과서 랩’을 배틀 소재로 쓴 것도 탁월했지만, 자신들이 직면해있는 학원폭력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랩을 통해 꼬집어내면서 또 다른 의미를 시사한 바. 이런 게 힙합이고, 스웨그 아닐까.
자신들이 처한 문제를 랩을 통해 진정성 있게 풀어내고 많은 이를 통해 사회에 메시지를 던지고 화두를 만들어냈다 던졌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Mnet ‘고등래퍼’의 취지가 제대로 살아났다는 평. 그간 이 프로그램을 ‘래퍼’라는 꿈을 향한 고등학생들의 순수한 열정과 패기를 방송 전반에 담아내면서 힙합의 부정적인 부분들을 상쇄시키고 있다. 디스가 난무하고, 선정적이고, 자극적이라는 ‘힙합’의 이미지를 바꾸는데 확실히 이바지 하고 있는 셈.

제작진은 ‘지역 대항전’이라는 배틀 코드를 가져가면서도 서로를 깎아내리는 자극적인 경쟁보다는 상대방을 ‘리스펙트’ 하는 선의의 경쟁 구도로 프로그램을 연출하며 축제의 분위기로 방송을 꾸미고 있다. 앞서 ‘쇼미더머니’와 언프리티‘ 시리즈와는 사뭇 다른 느낌. 심사위원이 아닌 ’멘토‘로서 기존의 래퍼들이 참여 한다는 점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이들 역시 비난과 비판보다는 조언과 격려로 참가자들을 이끌며 도움을 주고 있다.
최근 방송부터는 함께 트레이닝을 하고, 무대를 꾸미는 모습으로 훈훈함을 자아내고 있는데, 지난 17일 방송은 특히나 인상적이었다.
주목해볼 것은 매드클라운과 김선재 학생의 무대. 이들은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주인공 ‘엄석대’를 소재로 가사를 만들었고, 학원폭력의 문제점과 가해자들 역시 피해자였던 상황을 그려내면서 메시지를 던졌다.
‘경인서부’와 ‘서울강동’의 배틀 소재로 교과서에 등장한 시와 시조를 바탕으로 가사를 쓰라는 미션이 등장하면서 이 프로그램만의 매려이 살아나기도 했다. ‘경인서부’(김규헌 김태엽)는 ‘진달래꽃’을 재해석해 무대를 꾸몄고 ‘서울강동’은(방재민 조민욱)은 ‘청산별곡’을 새롭게 소화하며 또 다른 즐거움을 줬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는 기대를 모았던 양홍원과 최하민의 승부는 양홍원의 승리로 돌아갔다. ‘서울강서’ 지역과 ‘경인서부’ 지역이 배틀에서 이겨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고, ‘경인동부’와 ‘서울강동’ 지역은 탈락해 패자부활전을 치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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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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