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김해림 KLPGA 시즌 첫승, 중국 중계진 ‘카메라 보복’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7.03.19 18: 43

 김해림(28, 롯데)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17년 첫 대회, 2017시즌 두 번째 대회에서 배선우(23, 삼천리)를 연장 승부 끝에 따돌리고 우승했다. 
김해림은 19일 중국 하이커우의 미션힐스 골프클럽 블랙스톤 코스(파73, 6362야드)서 열린 ‘SGF67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7억 원, 우승상금 1억 500만원) 최종라운드에서 배선우와 연장 2차전까지 가는 승부 끝에 개인 시즌 첫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데뷔 9년차이던 지난 해 데뷔 첫 승과 2번째 우승을 한꺼번에 올려 이번 우승이 개인 통산 3번째다.
함께 연장 승부를 펼친 배선우도 지난 해 데뷔 4년만에 첫 승을 올렸고, 기세를 몰아 시즌 2승까지 올린 경로가 비슷하다. 그래서일까? 정규 18홀을 돌고도 둘의 성적은 14언더파로 똑 같았다.

파5 18번홀에서 펼쳐진 연장승부는 2차전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선수는 김해림이었다. 김해림은 연장 1차전에서 티샷 실수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집중력으로 파로 막아 2차전까지 끌고 갔고, 2차전에서는 기어코 버디를 얻어냈다. 반면 배선우는 2차례 연장전을 모두 파로 막아 결정타를 보이지 못했다.
대회 2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던 김해림은 마지막 3라운드에서도 배선우와 팽팽한 시소게임을 펼쳤다. '이글’ 샷을 앞세운 배선우의 기세에 막혀 게임을 어렵게 풀어갔다. 배선우는 1라운드 18번홀, 2라운드 12, 13번홀, 3라운드 6번홀 등 이번 대회에서만 4개의 이글을 잡는 진기록을 세웠다.
10언더파 단독 2위에서 3라운드를 시작한 배선우는 파5 6번홀에서 터진 이글샷을 발판으로 판세를 뒤엎을 준비를 갖췄다. 사실 이 때까지만 해도 김해림의 기세가 더 높았지만 김해림은 후반홀 들어 티샷 실수와 퍼팅 난조가 겹치면서 경기의 흐름을 배선우에게 뺏기고 말았다.
그러나 배선우도 1타 앞서 달리던 18번홀에서 드라이버 티샷이 스탠스가 좋지 않은 지역으로 떨어지면서 간신히 파로 마무리 했고, 그 사이 김해림이 3번째 샷을 홀 가까이 붙이면서 버디를 사냥, 승부는 연장으로 넘어갔다. 
‘SGF67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은 KLPGA 시즌 2번째 대회이지만 중국 하이커우의 미션힐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KLPGA 투어 올해 첫 대회다. 대회 주관도 KLPGA와 중국여자프로골프협회(CLPGA),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가 공동으로 했다.
이날 중계를 본 이들은 사드 문제를 둘러싼 중국의 감정 표출이 얼마나 노골적인 지를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대회의 현지 중계 영상은 중국 CCTV5+가 제작을 맡았다. 중국이 사드 배치 문제로 우리나라와 외교적으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고, 그 보복의 표적으로 ‘롯데’라는 기업을 찍힌 상황이 스포츠 중계에도 그대로 적용 됐다. 김해림의 후원기업이 롯데다.
현지 중계 카메라의 보복은 집요 했다. 김해림의 경기 장면은 철저하게 화면에서 배제됐다. 경기가 막바지로 가면서 김해림과 배선우의 승부로 집약 돼 김해림을 비추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오자 최대한 원거리 영상만 잡았다.
그나마 가까이서 잡은 샷 장면은 대부분 카메라가 선수 뒤쪽에 배치 돼, 김해림의 모자와 옷에 새겨진 ‘LOTTE’ 로고는 철저하게 중계 화면을 피해갔다. 김해림이 연장 승부 끝에 우승해 동료들의 축하를 받은 장면도 시청자들은 멀리 관람석에서 보는 듯, 답답하게 지켜 봐야 했다.
3개 투어가 공동 주최하는 대회였지만 경기 결과는 사실상 KLPGA 대회와 마찬가지로 느껴질 정도로 리더보드 상위권은 대부분 한국 선수들로 채워졌다. LET 투어 소속의 조지아 홀(21, 잉글랜드)이 최종합계 11언더파로 공동 3위에 올라 그나마 눈길을 끌었다. 김민선이 11언더파로 공동 3위, 고진영이 10언더파로 단독 6위에 올랐다. /100c@osen.co.kr
[사진] 중국 중계진의 철저한 중계 화면 보복 속에 시즌 첫 우승을 챙긴 롯데 소속의 김해림. 아래 사진은 함께 연장 승부를 펼친 배선우. /KLPG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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