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통신] ‘한국취재진 질문도 못해’ 中 텃세 너무 하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03.23 06: 00

한국취재진 사이에서 ‘중국에서 취재하기 참 힘들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오는 23일 오후 8시 30분 중국 창사 허룽 스타디움에서 중국대표팀을 상대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6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중국을 잡아 월드컵 본선진출을 앞당겨야 한다. 중국(2무3패)은 한국이라도 잡아 체면치레를 해야 한다. 두 팀 다 절박하다. 
양국 취재진 모두 대표팀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한국에서 약 30여 명의 취재진이 중국으로 건너갔다. 중국에서는 경기 당일 약 400명의 취재진이 몰려올 예정이다. 22일 개최된 공식 기자회견에 약 200여 명의 중국취재진이 열띤 경쟁을 펼쳤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개최하는 국제경기는 세계 어디서 개최되든 똑같은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중국도 예외일 수 없다. 다만 중국에서 일반적 상식으로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때가 있다. 
중국대표팀은 훈련일정을 자국 취재진은 물론 한국 취재진에게도 공개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중국은 20일 훈련일정을 공개하지 않았다. 21일에도 문제가 발생했다. 한국취재진은 아직 경기출입증을 발급받지 못한 상황. 대한축구협회가 중국대표팀 훈련 현장에서 출입증을 받아 바로 들어갈 수 있도록 중국협회 측과 이야기를 끝냈다.
그런데 훈련장 입구의 공안은 국내 취재진을 제지했다. 중국의 훈련은 초반 15분만 공개됐다. 실랑이를 벌이다보니 이미 훈련이 비공개로 전환된 뒤였다. 결국 21일 국내 취재진 중 아무도 중국의 훈련을 보지 못했다. 
중국대표팀 훈련은 엄청난 보안 속에 진행됐다. 경기장 주변에 2.5미터 높이의 차단막이 설치됐다. 누구든 안을 들여다보는 것은 불가능했다. 반면 이틀 동안 한국대표팀의 훈련은 사방이 탁 트여 누구나 들여다 볼 수 있는 허난 시민운동장에서 실시됐다. 한국이 훈련을 비공개로 진행해도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중국축구협회는 국내 취재진이 21일 중국대표팀 훈련을 참관하지 못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중국측은 22일에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 통보해왔다. 하지만 또 문제가 생겼다. 
공식 기자회견은 자국어인 중국어와 공용어인 영어로 진행된다. 이탈리아 사람인 리피 감독을 위해 이탈리아어를 중국어로 바꾸는 통역이 동석했다. 다른 통역이 중국어를 다시 영어로 말해줬다. 중국은 한국 취재진을 배려하기 위해 한국어 구사가 가능한 자원봉사자들을 배치했다.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었다. 
기자회견 후반부 중국은 몇 개의 질문을 영어로 통역하지 않고 생략했다. 4개의 언어를 거치다보니 리피의 말이 제대로 전달되기도 어려웠다. 통역사로 나선 자원봉사자들은 한국어가 서툴러 제대로 통역을 못했다. 통역을 하더라도 서로 말이 달라 취재진에게 혼선을 줬다. 
결정적으로 중국축구협회는 한국 취재진의 질문을 하나도 받지 않고 황급히 중국팀의 기자회견을 마쳤다.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한국에서는 보통 외신기자들에게 몇 개의 질문 우선권을 부여한 뒤 국내 취재진이 질문을 한다. 손님에 대한 배려가 아쉬운 부분이다. 다행히 대한축구협회의 항의로 한국대표팀 기자회견은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중국은 지금 절박하다.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서라도 반드시 한국을 잡아야 한다. 그래야 실망한 중국인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외신기자들에게 최소한의 취재환경을 제공할 의무가 있다. 상식이 통하지 않는 중국이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창사=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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