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전] '뻔한' 슈틸리케 전술, '여우' 리피에 농락 '망신'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7.03.23 22: 29

'뻔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전술이 '여우' 마르첼로 리피 감독에게 완벽하게 장악 당하며 '공한증'이 깨졌다.
한국은 23일(이하 한국시간) 중국 창사 허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6차전 중국과 원정경기서 0-1로 패배했다. 한국은 전반 34분 위다바오에게 내준 선제골을 끝까지 만회하지 못했다.
한국은 3승 1무 2패(승점 10)가 돼 월드컵 본선 티켓이 주어지는 2위 유지도 위태롭게 됐다. 중국은 1승 2무 3패(승점 5)가 돼 조 최하위  탈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한국은 지난 9월 안방에서 중국을 맞아 3-2로 이겼다. 3골을 이기다 내리 두 골을 내줬다. 내용은 아쉬웠지만 결과적으로 이겼다. 중국은 지난 10월 가오홍보 감독이 사임하고, 마르첼로 리피를 선임했다. 2000만 유로(약 242억 2560만 원)의 천문학적인 연봉을 안겼다. 그만큼 중국인들의 기대가 엄청났다.
리피 감독은 공격과 수비전술 모두 뛰어나게 사용하는 감독이다. 세리에 A와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 시절 약팀에게는 확실한 공격축구를 펼쳤고 수준이 높은 팀에게는 끈질긴 축구를 선보이며 이겨냈다. 물론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실패를 겪기도 했지만 이후 중국으로 진출하면서 최강팀인 광저우 헝다를 맡아 능력을 다시 발휘했다.
한국과 경기를 맡이한 리피 감독은 그동안 중국이 호기있게 공격적인 전술로 나선 것과는 다르게 경기에 임했다. 수비적 안정감을 찾고 경기를 펼쳤다. 포백 수비라인을 안정적으로 갖추고 3명의 미드필더를 세워 뒷문을 확실하게 잠궜다. 전반서는 리피 감독의 전술이 확실하게 드러났다.
슈틸리케 감독의 구상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 슈틸리케 감독은 중국-시리아전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매 경기당 전술을 바꾸기 보다는 기본적인 전술에 의거해 경기를 펼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물론 기본적인 전술이 중요하지만 선수 구성은 쉽게 예상할 수 있는 멤버였다. 그 결과 전반서 한국은 리피 감독에게 끌려갈 수밖에 없었다. 끊임없이 돌파를 펼쳤지만 골은 터지지 않았다. 또 크로스도 제대로 만들지 못하면서 어려움이 생겼다.
반면 중국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한국에 일격을 가했다. 코너킥 상황에서 중국은 이다바오가 머리로 받아 넣으면서 전반 34분 1-0으로 앞섰다.
선제골을 터트린 중국은 침착하게 경기를 펼쳤다. 리피 감독은 수비 라인을 끌어 올리지 않았다. 다만 수비와 미드필드 진영의 거리를 완벽하게 유지하면서 수비적 안정감을 유지했다.
한국은 2차적 예상대로 이정협 대신 김신욱을 투입했다. 전반서 이정협 카드가 사실상 쓸모 없었다는 반증이다. 후반서 투입된 김신욱 카드도 초반에는 효과가 없었다. 측면 풀백들이 한 타이밍 늦은 크로스를 올리면서 김신욱을 잘 이용하지 못했다.
오히려 중국은 수비후 빠른 역습을 펼쳤다. 측면에서 활발한 돌파에 이어 2선 공격수들이 여유를 갖고 슈팅을 시도했다. 포지션간 간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 펼칠 수 있던 전술이었다.
한국의 전술을 완벽하게 파악한 중국은 오히려 빠른 역습을 통해 한국을 압박했다. 측면돌파에 이어 문전으로 날카로운 패스 연결을 시도했다. 슈팅까지 연결되지 않았지만 한국 수비는 많은 움직임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굉장히 재미있던 것은 허용준의 투입이었다. K리그서 최고의 컨디션을 자랑하는 김보경은 벤치였다. 결국 슈틸리케 감독의 뻔한 작전은 리피 감독의 계산에 모두 포함되어 있었다. / 10bird@osen.co.kr
[사진] 창사(중국)=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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