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부터 전력투구를 펼쳤다. 롯데 자이언츠 브룩스 레일리가 에이스 모드로 탈바꿈 해 투쟁심으로 무장했지만 결국 떨어진 체력을 이겨내지 못했다. 마지막 6회를 끝내 넘기지 못했다.
레일리는 31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정규리그 개막전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동안 102개의 공을 던지며 6피안타 2볼넷 2사구 7탈삼진 3실점 역투를 펼쳤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고 패전 투수가 됐다. 롯데는 5-6으로 패했다.
롯데와 3년 째 함께하게 된 레일리. 그동안 2선발 역할에 국한됐던 그에게 올시즌은 다른 마음가짐으로 맞이해야 했다. 레일리는 올해 롯데 선발진, 그리고 마운드의 에이스 역할을 해내야 했다. 불확실성이 가득한 롯데 선발진에서 그나마 계산이 가능하고 가장 좋은 투구를 펼칠 수 있는 선수가 바로 레일리였기 때문. 더군다나 개막 직전 투수진을 함께 분담해야 했던 파커 마켈마저 적응 실패로 팀을 떠나면서 레일리의 어깨에 얹어진 부담감은 그 어느 때보다 무거웠다. 또한 세간의 시선도 레일리가 에이스 역할을 해낼 수 있을까라는 의문부호는 계속 따라다녔다.

하지만 레일리는 자신에게 얹어진 부담감을 회피하지 않고 정면 돌파했다. 이날 NC와의 개막전 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투쟁심을 선보였다.
레일리는 1회부터 있는 힘껏 자신의 공을 뿌렸다. 그동안 완급 조절을 통해 이닝을 길게 끌고가는 데 주력했던 레일리는 전력투구로 마운드를 버텼다. 빠른공 최고 구속은 146km까지 찍으며 최대한의 능력치를 발휘했다. 깔끔하고 완벽했던 투구를 펼쳤다고 보기는 힘들었다. 그러나 레일리의 집중력과 승부욕은 지난 2년간 쉽사리 보지 못했던 모습이었다.
4회초 이대호의 적시타가 터지며 1점의 리드를 안고 올라온 4회말, 레일리는 1차 위기를 맞이했다. 선두타자 재비어 스크럭스에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허용해 무사 2루의 위기에 몰렸다. 이후 박석민을 1루수 땅볼로 처리했지만 1사 3루가 됐다. 이후 권희동에 볼넷을 허용해 1사 1,3루 위기에 몰렸지만 모창민을 3구 삼진, 손시헌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해 1차 위기를 넘겼다.
1회부터 전력투구를 펼친 탓일까. 레일리의 공에는 점점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구속도 점점 감소했고, 변화구의 각도 예리한 맛이 떨어졌다. 정타를 허용해 외야로 타구가 뻗어나가는 경우도 많았다. 결국 레일리는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6회가 그 고비였다.
선두타자 스크럭스에 볼넷을 허용한 것이 화근이었다. 이후 박석민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했지만 잘 맞은 타구였다. 결국 권희동에 우중간 2루타를 허용해 1사 2,3루 위기에 몰렸다. 앞선 4회 위기 상황과 비슷했다. 당시엔 모창민을 3구 삼진으로 솎아냈지만 이번에는 모창민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던진 126km 커브가 몰리면서 우중간 2타점 적시 2루타를 얻어맞고 말았다. 커브의 각도가 빨리 풀리면서 예리하지 못했고 로케이션도 가운데로 몰렸다.
결국 레일리는 6회를 마무리 짓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전력투구를 펼쳤지만 결국 헛심만 쓴 모양새로 변했다. 레일리는 에이스의 임무를 마치지 못한 채 2017시즌 첫 등판을 마무리 지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