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무비] '시간위의 집', '컨저링' 혹은 '인터스텔라'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7.04.01 11: 38

영화 '시간위의 집'의 감상 키워드로는 크게 두 개를 꼽을 수 있다. 공포와 감동. 공포는 한정된 공간이라는 '집'에서 발생하고, 감동은 가족의 이야기에서 만들어진다. 여기에 상대적 시간이라는 특별함이 얹어졌다.
4월 5일 개봉을 앞둔 임대웅 감독의 '시간위의 집'은 남편과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미희(김윤진)가 25년의 수감 생활 후, 사건이 발생한 그 집으로 돌아오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이 사건에 이상할 정도로 관심을 갖는 최신부(옥택연, 결국 반전이 있는 인물)에게 미희는 '그들이 남편을 죽이고, 아이를 데려갔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최신부가 집을 떠날 것을 경고한 그날 밤, 홀로 남은 미희는 25년 전 그날처럼 집 안에 또 다른 누군가가 있음을 깨닫는다.
영화는 크게 공포를 조성하는 전반부와 가족드라마를 담는 후반부로 나눌 수 있는데, 전반부의 공포는 기대 이상이다. '알 수 없는 존재'의 일상을 파고드는 공포는 순간 순간 간담을 서늘하게 하고 관객을 깜짝 놀라게 만드는 효과음과 이미지는 적재적소에 사용됐다. 연출을 맡은 임대웅 감독은 2012년 '무서운 이야기'의 각본과 연출을 담당했던 바다. 여기에 스릴러에 탁월한 감각이 있는 김윤진의 묵직한 연기와 조재윤의 강렬한 변신 등이 더해져 꽤 탄탄한 미스터리 공포극이 진행된다.
집에서 벌어지는 극한의 공포란 점에서 외화 '컨저링'이나 '디 아더스'를 떠올리는 이들이 꽤 있다. '디 아더스' 는 니콜 키드먼이란 여성 원톱 주연 때문인 것도 크다. 그래도 아무래도 '집'이 더 비중있는 주인공이란 점에서 '컨저링'에 더 가까워보이는데, 실제로 이 영화는 시사회 후 한국판 컨저링으로 소문이 났던 바다. 하지만 '컨저링'이 담지 못한 가족드라마가 후반부에 펼쳐진다.
김윤진의 모성애 연기는 이제 특화된 부분이 있다. 그런 강점 덕에 노인 분장도 어색함이 없다. 그의 강점은 이 작품에서 여실히 드러나는데, 영화의 반전은 이 모성애와 맞닿아있다. 그리고 이 영화는 사실 제목이 많은 것을 말해주는 영화다. 더 좋은 제목을 찾으려고 회의를 거듭했지만 결국 이 제목을 넘는 것이 등장하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모성애와 상대적 시간이 만나면서 영화는 현실 저 너머로 관객들을 이끈다. 그래도 허무맹랑하지 않는 것은 잘 짜여진 각본과 부모-자식에 대해 사람들이 갖고 있는 보편적인 감정 때문이다.
이 부분에서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인터스텔라'가 겹치기도 한다. 시간을 초월한 가족의 사랑을 다룬 '인터스텔라'에서 받은 감동을 '시간위의 집'에서 받는 이들이 분명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타임워프 등 시간을 다룬 영화들이 몇 년 사이 많이 등장했지만, 김윤진의 모성애와 만난 이 공포 미스터리 판타지는 여러모로 흥미로운 지점이 있다. 15세 관람가. 100분. / nyc@osen.co.kr
[사진] '시간위의 집' 포스터, 스틸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