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 압박·함정 수비로 라틀리프 묶었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04.02 19: 01

리카르도 라틀리프를 압박한 유도훈 감독의 작전이 성공했다. 
인천 전자랜드는 2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6-17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서울 삼성을 99-75로 제압했다. 1승 1패 균형을 이룬 두 팀은 4일 인천으로 장소를 옮겨 3차전에 돌입한다. 
전자랜드 승리의 관건은 라틀리프 봉쇄에 있었다. 1차전 라틀리프는 22점, 18리바운드로 골밑을 완전 점령했다. 삼성이 리바운드서 41-27로 크게 앞섰다. 라틀리프를 어느 정도 제어하지 않고서 승리는 요원했다. 

2차전 전자랜드는 작전을 바꿨다. 커스버트 빅터를 선발로 썼다. 강상재, 정효근 2미터 포워드를 내세워 2-3 지역방어로 골밑을 두텁게 했다. 라틀리프에게 공이 들어오면 외곽의 선수까지 에워쌌다. 라틀리프 한 명에게 네 명이 달라붙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천하의 라틀리프도 전반전 11개의 야투 중 4개만 넣으며 고전했다. 
전자랜드는 삼성의 또 다른 약점인 가드를 압박했다. 기동력이 좋은 김지완, 박찬희를 풀로 가동해 상대진영부터 전면강압수비를 펼쳤다. 삼성은 김태술이 무릎부상으로 오래 뛸 수 없는 상황. 주희정이 주전으로 나섰지만 나이가 많다. 
효과가 좋았다. 전자랜드는 3쿼터까지 13개의 실책을 유도해 빠른 공격으로 연결했다. “삼성에 5대5로 붙으면 승산이 없다. 얼리오펜스로 승부하겠다”던 유 감독의 작전이 적중하는 흐름이었다. 
삼성은 문태영이 발목이 좋지 않은 상황. 라틀리프가 막혔을 때 뚫어줄 해결사가 없었다. 임동섭 혼자 하기도 한계가 있었다. 마이클 크레익은 득점력이 좋아도 ‘원맨쇼’로 조직력을 깰 때가 많다. 전자랜드가 파고들 수 있는 빈틈이었다. 삼성의 골밑의 라틀리프까지 긴 패스로 연결을 고집하다 턴오버가 속출했다. 
라틀리프는 18점, 15리바운드를 올렸지만 야투율이 7/14로 떨어졌다. 삼성은 16개의 실책을 범하며 자멸했다. 전자랜드는 켈리(17점, 6리바운드), 정영삼(17점, 3점슛 3개, 6어시스트) 등 5명이 고르게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잠실=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