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VS 中 경제 전쟁, '유통 공룡' 알리바바와 아마존 맞붙다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7.04.03 16: 23

미국과 중국을 대표하는 두 유통 공룡들이 정면대결에 들어갔다. 전장은 제3국인 인도이다.
세계 전자상거래 시장의 양대 산맥 알리바바와 아마존이 인도 거대 시장을 놓고 자존심을 걸었다 .인도는 인구가 12억 명에 이르는 데다가 인터넷 보급율도 높아 IT 강국으로 세계 최대의 전자 상거래 시장으로 손꼽힌다. 
전자 상거래 시장의 선두주자 아마존은 최근 인도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외 주요 외신들은 작년 말 “아마존은 인도법인 운영에 이미 약 50억달러(약 5조6000억원)를 투자했다. 일명 '에베레스트 프로젝트'를 통해 아마존은 인도 유통 시장 진출을 위한 전초기지로 인도 벵갈루에 아마존 식료품점을 준비하고 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애초 아마존은 강력한 브랜드파워와 거대 자본을 앞세워 손쉽게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현지 경쟁자들을 물리칠 수 있으리라는 전망이 비등했다. 하지만 아마존의 인도 진출은 커다란 암초를 만나 지지부진한 상태이다. 바로 중국 최대 전자 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인도 전자 상거래 시장 사수에 나섰다.
2017년 초 중국 알리바바 그룹은 뭄바이에 첫 사무실을 열며 인도 진출을 가속했다. 알리바바 뭄바이 지부에는 인적 자원, 관리 및 운영팀이 포함된다. 외신들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뭄바이 사무실을 30명 소규모로 운영하고 있다.
아마존과 다르게 알리바바는 직접 인도 시장에 진출하기보다는 인도 스타트업을 지원하며 아마존을 견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다른 중국 기업들이 자사 브랜드 상품들을 인도 시장에 직접 판매하려고 했다가 실패한 것을 보고 우회 진출을 선택했다. 영어에 익숙한 인도인들에게 미국 브랜드보다 중국 브랜드 적용이 낯설었다는 평가도 있었다.
알리바바는 지난 3월에 아마존에 맞서는 인도 현지 모바일 페이 및 온라인쇼핑 스타트업인 페이틈(Paytm)에 2억 달러를 투자했다. 알리바바는 이미 2015년 페이틈에 5억 달러를 투자해 지분 40%를 확보한 상태이다. 알리바바는 페이틈 직원들을 초청하거나 자사 직원을 인도로 보내 전문성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도에서 시작된 알리바바와 아마존 두 유통 공룡의 전쟁은 이전 ‘월마트-아마존’의 혈전보다 훨씬 더 크고 많은 것이 달려있다. 인도에서 싸움은 단순히 인도 전자 상거래 시장의 점유율로 끝나지 않는다. 인도 시장의 승패는 곧바로 동남 아시아 전체 전자 상거래 시장으로 연결된다"라고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싱가포르, 태국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동남아시아 전자상거래 시장은 2020년까지 두 자리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알리바바는 아마존에 한발 앞서 동남아시아 최대 온라인 쇼핑몰 라자다의 지배 지분을 사들이면서 동남아시아 시장에 먼저 진출했다. 알리바바는 3월부터 라자다를 통해 중국 전자 상거래 사이트 타오바오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아마존 역시 올해 내로 싱가포르 서비스를 론칭할 예정이다.
이처럼 전자상거래 시장에서는 '언어 장벽'이 없다 보니 글로벌 기업 간의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거대 유통 공룡들이 인도, 동남아시아 시장을 점령하고 나면 한국 시장도 조만간이다. 한국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기업들은 우물 안 개구리에 머무르며 제 살 깎아먹기 경쟁만 반복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해외 거대 유통 기업들의 위험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뼈를 깎는 혁신이 절실한 시점이다. /mcadoo@osen.co.kr
[사진] 아마존과 알리바바의 로고. 맨 아래 사진은 트럼프 美 대통령과 알리바바 마윈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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