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분석]'개막 4연승' LG, 대진운인가 실력인가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7.04.05 05: 50

 LG가 개막 4연승의 신바람을 내고 있다. 창단 이후 개막 최다 연승이다.
넥센과의 개막 3연승을 쓸어담았고,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홈 개막전에서도 11-0 완승을 거뒀다. 1990년 창단 후 개막 최다 연승.
넥센은 밴헤켄-오설리반-신재영 1~3선발을 모두 투입하고도 타선의 무기력함으로 LG에 3연패를 당했다. 4연패로 최하위다. 삼성은 1승3패로 하위권에 처져있다. LG의 전력이 좋아진 것인지, 아니면 상대팀이 약한 시점에 만난 것일까.

▲1선발+마무리 공백? 평균자책점 1위
LG는 4경기에서 팀 평균자책점 1.25, 팀 타율 0.285를 기록 중이다. 평균자책점은 kt와 공동 1위, 타율은 1위다. 비록 4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지표이지만 좀더 들여다보면 더 고무적이다.
LG는 1선발 데이비드 허프와 마무리 임정우가 부상으로 나란히 빠져 있다. 허프가 없지만, 소사-류제국-차우찬-윤지웅의 선발진이 모두 선발승을 챙겼다. LG 유니폼을 입고 4일 삼성 상대로 데뷔전을 치른 차우찬은 6⅓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보였다. 허프 대신 임시 선발로 나선 윤지웅도 넥센전에서 5⅓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불펜진은 신정락, 김지용, 정찬헌이 집단으로 뒷문을 지키고, 진해수가 좌완 스페셜리스트로 철벽을 쌓았다. 4경기서 불펜진 실점은 고작 1점에 불과하다.
양상문 감독은 "선발 투수 4명이 모두 승리를 따냈지만, 우리 타자들이 잘 쳐준 덕분이라고 본다"며 "물론 선발들도 잘 던졌지만, 점수가 필요할 때 타자들이 꼭 안타가 아니더라도 다른 방식으로 점수를 뽑아준 것이 크다"고 설명했다.
▲거포가 없다? 돌아가면서 친다
양상문 감독은 올 시즌 더욱 선수 기용의 폭을 넓히고 있다. 2번 오지환-3번 박용택-4번 히메네스 3명만 고정, 나머지 타순은 그날 상대 투수의 성향이나 타자들의 타격감을 참고해서 결정한다.
4경기 라인업이 모두 달랐다. 좌투수 상대로는 우타자 채은성, 이형종이 기회를 잡는다. 우투수 상대로는 이천웅, 김용의가 선택을 받는다. 좌투수라도 좌타자에 크게 위력적이지 않을 때는 좌타자를 내세우기도 한다. 단순히 좌우놀이가 아닌 면밀한 '양파고'의 분석에 따른 현란한 기용이다.
4일 삼성 왼손 선발 장원삼 상대로는 우타자가 아닌 좌타자 김용의를 1번으로 출장시켰다. 양 감독은 "밴헤켄만큼 위력적이지 않아 김용의를 기용한다"고 했고, 김용의는 이날 좌투수 상대로 2안타를 때려냈다.
지난해부터 리빌딩 중심으로 기회를 받고 있는 젊은 야수들이 제각각 잘 하고 있다. 이형종은 개막전 솔로 홈런, 이천웅은 2차전 3안타 2타점, 서상우는 3차전 선제 결승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채은성은 주로 5번으로 나서 3할 타율을 기록 중이다. 
양상문 감독은 "야수들 전체적으로 타격감이 좋아서 다양하게 내보내려고 한다. 선수들이 이를 잘 이해하고 따라줘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12명의 타자가 1타점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팀내 최다 타점은 2번 오지환과 9번 손주인의 5타점이다. 엔트리에 든 16명 타자 중 15명이 1득점 이상 올렸다. 선발로 출장하거나 백업으로 나오거나 야수들 모두 제 몫을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양상문 감독은 4일 경기 후 개막 4연승이 LG 창단 신기록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다른 팀은 더 길지 않나요"라고 되물으며 "선수들이 제각각 자기가 맡은 역할을 잘 해준 덕분이다. 코치들도 잘 준비했다. 구단 기록은 잊고 내일부터 첫 경기라 생각하고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orang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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