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시작인데 믿고 기다려야지".
NC 간판 스타 나성범(28)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시즌 개막 후 4경기에서 나성범은 15타수 2안타 타율 1할3푼3리에 그치고 있다. 홈런과 타점은 없다. 안타 2개도 모두 단타였다. 4경기밖에 치르지 않은 시즌 초반이지만 나성범의 침묵으로 공룡 타선도 겨울잠에서 깨어난지 못한 모습이다.
문제는 나성범의 부진이 일시적 현상이 아닐 수 있다는 데 있다. 지난해 9월 이후 나성범은 32경기 타율 2할5푼4리에 홈런 없이 11타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플레이오프-한국시리즈에서도 8경기 32타수 5안타 타율 1할5푼6리 무홈런 무타점으로 극도의 부진을 보였다.

이 같은 흐름이 올 시즌 초반에도 이어지고 있어 나성범의 부진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걱정이 앞선다. 지난해 8월30일 수원 kt전에서 마지막 홈런 손맛을 본 뒤로 정규시즌 37경기 155타석 동안 홈런이 없다. 이 기간 장타율도 .299로 3할을 넘기지 못한다.
NC 김경문 감독은 나성범의 부진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김경문 감독은 4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성범이가 작년 후반부터 한국시리즈까지 방망이가 안 맞았다. 선수 본인은 스트레스가 얼마나 크겠나. 이제 시즌 시작인데 믿고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감독은 "예전에 현수가 웃으면서 '전 3할 타율을 쳐도 욕먹는다'고 한 적이 있다. 3할2푼에서 3할3푼을 쳐도 1푼 떨어지면 그거에 스트레스를 받곤 했다"고 두산 시절 애제자 김현수(볼티모어)를 언급했다. 당시 김현수에 '4할도 못 치는 쓰레기'라는 수식어가 붙었을 정도로 기대치가 지나치게 높았다.
나성범도 크게 다르지 않다. 김현수처럼 프로 데뷔 초부터 중심타선 자리를 꿰차 인상적인 활약을 했고, 다른 선수라면 박수받을 성적에도 '지금보다 더 잘해야 한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천부적 재능을 인정받았지만, 그 자체가 선수에 큰 부담이자 스트레스였다. 김현수가 한동안 고전한 이유이기도 했다.
김경문 감독은 "성범이는 뒤늦게 타자 전향을 했는데도 이 정도로 하는 건 대단한 것이다"며 "지금 조금 안 맞는다고 해서 감독까지 스트레스 줄 필요 없다. 타격은 어느 순간 한 번 터지면 감을 찾을 수 있다. 성범이가 캠프 때 부상(발목)은 있었지만 나름 시즌 준비를 잘해왔다"면서 굳건한 믿음을 보였다. /waw@osen.co.kr
[사진] 대전=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