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K+뜬공 8개' 차우찬이 증명해낸 가치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4.05 13: 00

LG의 '토종 에이스' 차우찬(30)이 자신을 향한 공격적인 투자 이유를 증명했다.
차우찬은 4일 잠실야구장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전에 선발등판, 6⅓이닝 6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LG는 차우찬의 호투를 발판삼아 삼성에 11-0 완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는 여러 모로 차우찬에게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 차우찬은 지난 겨울 역대 FA(프리에이전트) 투수 최고액인 4년간 95억 원 계약으로ㅣ LG 유니폼을 입었다. 고액 투자는 그만큼 성적으로 보답해야 한다는 무게감이 따른다.

게다가 LG에서 맞상대할 첫 팀은 삼성이었다. 지난 2006년 데뷔 이후 11년간 뛰었던 '친정팀'이다. 거기에 LG가 앞선 개막 3연전을 '싹쓸이'했다는 점도 부담이었다. LG의 개막전 스윕은 지난 2000년 이후 무려 17년 만이다. '에이스'는 연승을 잇고 연패를 끊어야 하는 자리. 차우찬에게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차우찬은 자신의 강점을 여실히 뽐내며 부담들을 깨버렸다. 바로 탈삼진과 뜬공 유도였다.
차우찬이 4일 경기에서 잡은 아웃카운트는 총 19개. 이 중 탈삼진이 8개였다. KBO리그 공식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가 제공하는 경기검색에 따르면 차우찬은 좌타자와 우타자에 각각 네 개씩 삼진을 빼앗았다. 좌타자에게는 변화구 위주였다. 네 번 중 세 번은 승부구로 슬라이더를 선택했고, 한 번은 커브를 떨어뜨렸다. 반면 우타자 상대로는 철저히 속구와 포크볼을 배합해 방망이를 끌어냈다. 차우찬의 영리함과 속구 구위, 변화구에 대한 자신감이 동시에 드러나는 대목이다.
나머지 타구 역시 차우찬의 강점이 드러났다. 차우찬이 '인플레이 타구'로 만든 아웃카운트 11개 중 8개가 뜬공이었다. 땅볼 타구는 3개뿐이었다.
뜬공을 유도하는 데 사용한 주무기는 속구였다. 스포츠투아이 경기검색에 따르면 차우찬이 뜬공을 유도한 8개의 승부구 중 6개가 속구였다. 차우찬은 이날 경기서 최고구속 148km에 달하는 속구로 삼성 타자들을 공략했다. 차우찬의 속구가 힘을 유지한다면 타자들은 타구를 쉽게 내보내지 못한다는 뜻.
홈구장인 잠실야구장 덕을 본 타구도 있었다. 차우찬은 6회 삼성 외국인 타자 다린 러프를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중견수 머리 위로 넘어가는 타구를 김용의가 워닝 트랙 바로 앞에서 잘 처리했다. 잠실구장의 외야는 KBO리그는 물론 메이저리그에서도 보기 드물게 크다. 드넓은 외야는 뜬공형 투수들에게 든든한 요소다. KBO리그 대표적인 뜬공형 투수 차우찬은 홈경기서 혜택을 누리게 될 전망이다.
차우찬은 첫 등판에서 자신이 왜 LG의 토종 에이스인지 증명했다. 그리고 앞선 기록을 살펴보면 차우찬과 LG의 궁합은 찰떡이다. 앞으로의 차우찬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ing@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