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지훈이 허약해진 삼성 계투진의 한 줄기 희망으로 떠올랐다.
경주고를 졸업한 뒤 2017년 1차 지명을 받고 삼성에 입단한 장지훈은 시범경기에서 5차례 마운드에 올랐고 1패 1홀드를 기록했다. 1.29의 평균 자책점에서 알 수 있듯 투구 내용은 합격점.
팀내 신인 투수 가운데 유일하게 개막 엔트리에 승선한 장지훈은 4일까지 3차례 등판을 통해 무실점 완벽투를 과시중이다. 고졸 신인이라는 게 믿겨지지 않을 만큼 두둑한 배짱이 돋보인다.

장지훈의 롤모델은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어떠한 위기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만큼 자신에 대한 믿음이 강하다는 의미다. 나 역시 배워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는 게 장지훈의 말이다. 그는 삼성 필승조의 일원이 되고 싶다는 꿈을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다.
지난달 31일 KIA와의 정규 시즌 개막전서 1-6으로 뒤진 8회 2사 1루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 김선빈을 볼넷으로 출루시켰으나 로저 버나디나를 삼진 아웃시켰다. 이닝 종료. 이에 김한수 감독은 "정말 대담하다. 볼넷을 허용했으나 버나디나를 삼진으로 잡아낸 뒤 아무렇지 않게 덕아웃으로 뛰어들어왔다"고 패기 넘치는 모습에 박수를 보냈다.
2일 대구 KIA전서 16-3으로 크게 앞선 9회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해 한승택, 이인행, 신종길 세 타자 연속 삼진으로 잠재웠다. 4일 잠실 LG전서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이날 삼성은 0-11로 패했으나 장지훈의 무실점 행진에 위안을 삼았다.
스무살 새내기 투수에게 프로 무대는 높을 법도 하다. 그러나 장지훈은 "마운드에 올라가면 긴장했던 것들이 잊혀지고 승부에 집중하게 된다"고 씩 웃었다. 등판 횟수가 늘어날수록 더욱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줄 듯.
삼성은 계투 자원이 부족하다. 올 시즌 필승조 역할을 맡을 예정이었던 장필준이 부상으로 빠져 있고 주력 투수들의 컨디션 또한 정상이 아니다. 이 가운데 장지훈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김한수 감독을 미소짓게 만든다. 그는 "장지훈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차츰차츰 성장할 재목"이라고 엄지를 세웠다.
장지훈이 현재의 좋은 흐름을 이어 간다면 접전 상황 투입은 물론 셋업맨 역할까지 맡게 될 전망이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