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마리오 런' 실패에도 'P2P' 고집하는 닌텐도, 대세를 거스를 수 있을까?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7.04.05 06: 40

닌텐도의 신념일까? 아니면 고집일까? 닌텐도는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도 자신들만의 스타일을 밀고 나섰다.
닌텐도는 2015년 초 일본의 모바일 게임 회사 Dena와 손을 잡고 자사의 IP를 활용해 다양한 모바일 게임을 개발한다고 선언했다. 닌텐도는 “모바일은 우리들의 영역이 아니다”라며 모바일 시장 진출에 부정적인 태도를 취해왔다. 하지만 닌텐도는 실적 악화가 이어지자 게임 시장의 변화에 순응해 모바일 시장에 진출했다.
닌텐도는 모바일 시장 진출을 위해 자신들이 가진 가장 강력한 IP를 내세웠다. 바로 ‘포켓몬’과 ‘슈퍼 마리오’이다. 닌텐도는 나이앤틱과 함께 개발한 ‘포켓몬GO'는 사람들을 열광시켰다. ‘포켓몬GO’ 발매 이후 닌텐도 주식은 하룻밤 새 25%나 급등하고 SNS는 온통 ‘포켓몬GO’ 열풍이었다. 엄밀하게 얘기하면 ‘포켓몬GO’는 닌텐도가 개발하지는 않았지만 자사의 IP가 모바일에도 먹힌다는 확신을 안겨준 것은 틀림없다.

기세를 탄 닌텐도는 두 번째 모바일 진출작으로 자사 최고의 IP ‘슈퍼 마리오’를 꺼내들었다. 닌텐도는 애플과 협업을 통해 아이폰7 발표현장에서 화려하게 마리오의 신작을 발표했다. 애플의 발표현장에 나타난 ‘게임의 신’ 미야모토 시게루와 ‘슈퍼 마리오 런’에 사람들은 열광했다. 발표 직후 닌텐도의 주가는 다시 급등했으며 사람들의 기대치는 하늘을 찔렀다. 하지만 닌텐도의 ‘슈퍼 마리오 런’은 압도적인 기대와는 달리 시원찮은 성과를 기록했다.
‘슈퍼 마리오 런’은 2016년 12월 15일(이하 한국시간) 정식 출시한 iOS용으로 먼저 출시된 이후 3월 23일 안드로이드 버전도 정식으로 발매했다. 하지만 당초 예상과는 달리 ‘슈퍼 마리오 런’의 수익은 지지부진했다.‘슈퍼 마리오 런’은 모바일 게임으로서는 드물게 ‘Pay to Play(P2P) 방식을 수익 모델로 선택했다. 무료로 다운로드가 가능한 ‘슈퍼마리오 런’은 1-1부터 6-4까지 총 24개 스테이지로 이루어져 있었으며 초반 4스테이지는 무료로 플레이할 수 있었다. 이후 24스테이지를 즐기려면 인앱결제(미국 9.99$, 유럽 10유로, 일본 1200엔, 한국 11000원)를 해야 하는 P2P 방식을 주요 수익모델로 택했다.
게이머들은 모바일 환경에 어울리지 않는 ‘슈퍼 마리오 런’의 P2P 방식에 큰 거부감을 나타내며 ‘슈퍼 마리오 런’의 앱스토어 평점에 낮은 점수를 매기기도 했다. 현재 모바일 게임의 대세는 ‘Free to Play(F2P)’ 결제 방식이다. 설치와 플레이는 무료지만 게임 진행을 위한 아이템은 인-앱 구매로 결제하는 것이 수익모델이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슈퍼 마리오 런’ 다운로드는 무료지만 게임 플레이를 위해서는 돈을 지불하게 하는 닌텐도의 방식은 게이머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이끌지 못했다. 또한 닌텐도는 꾸준한 패치를 통해 생명을 연장해가는 다른 모바일 게임과는 달리 신규 스테이지를 추가할 마음이 없다고 밝혀 게이머들의 원성을 샀다.
결국 일본의 경제전문지 니케이 아시안 리뷰와 인터뷰에서 닌텐도 키미시마 타츠미 닌텐도 CEO는 ‘슈퍼 마리오 런의 수입이 기존 예상에 미치지 못한 점을 인정했다. 닌텐도의 ‘슈퍼 마리오 런’은 12월 출시 이후 1월 말까지만 iOS에서 7800만 건의 다운로드가 발생하며 앱스토어 상위 랭킹에 위치했다. 하지만 인 앱 결제를 통해 게임을 구매한 사람은 전체 다운로드한 사람 중 5%에 불과했다는 점이 흥행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이었다. 
그런데 닌텐도의 두 번째 모바일 게임 ‘파이어 엠블럼 히어로’는 일본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대성공을 거뒀다. ‘파이어 엠블럼 히어로’는 F2P 방식의 가챠류 게임으로 출시 첫날부터 안정적인 수입을 거뒀다. 결국 모바일 시장에서는 P2P 방식보다는 F2P 방식이 대세라는 것이 다시 한 번 증명됐다.
닌텐도 역시 두 게임의 실적 차이를 인정하지만 당분간 모바일 게임의 주요 수익 모델은 여전히 P2P 방식으로 나갈 것으로 보인다. 닌텐도 고위층은 여전히 “파이어 엠블럼 히어로즈는 특이한 케이스(Outlier)이다. 우리는 솔직히 슈퍼마리오 런 같은 방식을 선호한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닌텐도가 F2P같은 가챠류 게임보다는 P2P 수익 모델을 선호하는 이유는 자신들의 신념 때문이다. 닌텐도는 가챠류 게임은 자사 IP의 캐릭터 가치를 훼손시킬 수 있다며 이것은 장기적으로는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입장이다. 기존의 성공한 IP를 많이 가진 닌텐도야말로 아마도 모바일 게임의 수익 방식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회사일 것이다. 모바일 시장의 대세를 거스르는 닌텐도의 도전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 되고 있다. /mcadoo@osen.co.kr
[사진] '슈퍼 마리오 런'을 발표하는 미아묘토 시게루(위)와 마리오 페스티벌. 맨 아래는 닌텐도의 다양한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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