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첫 남북전' 마친 북한의 한마디 "고맙습니다"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7.04.07 05: 09

"고맙습니다".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6일 강릉 하키센터에서 2017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여자 세계선수권 디비전 2 그룹 A(4부리그) 대회 북한과 4차전을 펼쳤다.
슬로베니아(5-1승), 영국(3-1승), 호주(8-1승)를 연파하고 3연승을 내달린 한국은 북한과 이날 경기에서 완승을 거두며 5전 전승을 위한 8부 능선을 넘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북한전 2연승을 내달렸다. 또 역대전적서도 2승 4패로 만회했다.

승리를 거둔 한국의 애국가가 울려퍼진 가운데 북한 선수들도 링크를 지켰다. IIHF의 룰이다. 모든 세리머니가 끝난 후 경기장을 빠져 나가던 북한 선수들의 얼굴은 밝지 않았다. 눈시울이 붉어진 선수들도 있었고 고개를 숙인 선수들이 많았다. 경기장을 빠져 나가면서 그들은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한국을 비롯해 이날 경기장에 모은 전 세계 취재진은 북한 대표팀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그러나 큰 변화는 없었다. 예전처럼 조용했고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그동안 한국외의 지역에서 남북전을 펼쳤던 선수들은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꺼내기도 했다. 특히 축구의 경우 일본 혹은 유럽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은 취재진과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특히 한국에서 뛰기도 했던 축구선수 정대세의 경우 취재진의 단골손님이었다. 정대세는 안면이 있는 한국 취재진 뿐만 아니라 일본 취재진과도 편안하게 이야기를 했다.
물론 대화를 편하게 하는 그를 밀어내기 위해 뒤에 선수들이 고생을 하기도 했지만 모두 무거운 얼굴로 경기장을 빠져 나가는 것은 드문일이었다.
특히 대부분의 선수들이 경기를 마친 뒤 밝은 얼굴로 경기장을 빠져 나갔지만 오늘은 완전히 달랐다.
의외이기도 하다. 이번 대회는 최하위를 기록해도 하위 디비전으로 떨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북한도 앞으로 계속 디비전 2그룹 A에서 뛸 수 있다.
만약 어두운 얼굴이라면 패배에 대한 진한 아쉬움이다. 그리고 애국가를 또 들었다는 아쉬움이 남을 수 있다. 승부도 치열했고 경기를 마친뒤에도 분명하게 집중력은 떨어졌다.
경기를 마치고 선수들이 빠져나간 뒤 겨우 한마디 들을 수 있었다. 북한 대표팀 관계자는 쏟아지는 국내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 "고맙습니다"로 마무리 했다. 더이상 질문을 할 수 없었고 대답은 당연히 없었다.
아직 대회는 끝나지 않았다. 공식 기자회견이 없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간단한 소감까지도 말을 듣지 못한 아쉬움은 진하게 남았다. 한반도에서 열린 남북전이었지만 북한의 마무리는 분명 아쉬움은 넘어 안타까움이 커 보였다.  / 10bird@osen.co.kr
[사진] 강릉=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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