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메이징4'가 한창 화제거리였던 지난 2월, 스프링캠프에서 양상문 LG 감독에게 물었다. FA 차우찬이 가세하고 허프가 풀타임을 뛴다면, LG 선발진의 승수를 어느 정도 기대하는지. 양 감독은 "선발진 5명이 합작 60승은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최소 60승이 가이드라인이었다.
외국인 투수 허프와 소사, FA 차우찬과 주장 류제국 그리고 5선발로 확정된 임찬규에 대한 기대치였다. 2017시즌이 시작되고, LG의 선발진이 초반부터 기대 이상이다. LG는 개막 5연승을 달리고 있고, 선발 투수들이 5승을 모두 기록했다. 선발진은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17(30⅔이닝 4자책점)로 투구 내용도 뛰어나다. 덕분에 LG의 팀 평균자책점은 1.00이다.
지난해 후반기 에이스로 활약한 허프가 시범경기에서 무릎 인대 부상을 당해 빠져 있는 상황, 5선발 임찬규는 우천 취소로 인해 아직 선발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음에도 LG 선발진은 장밋빛이다.

소사는 6일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7⅔이닝 4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4-0 승리를 이끌었다. 개막전 넥센 상대로 6⅓이닝 1실점에 이어 2경기 연속 호투를 이어갔다. 2경기에서 2승평균자책점 0.64의 빼어난 피칭을 자랑했다.
삼성전에서 최고구속이 156km까지 나왔고, 밋밋한 싱커 대신 포심 패스트볼 위주의 정면 승부 패턴을 보였다. 2경기에서 14이닝을 책임져 이닝 이터 면모는 여전했다. 10승이 한 시즌 최다 승리인 소사가 올해는 10승 벽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차우찬은 홈 개막전 선발로 나서 친정팀 삼성 상대로 최고 148km 강속구를 던지며 6⅓이닝 8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를 따냈다. 이날 '인플레이 타구'로 만든 아웃카운트 11개 중 8개가 뜬공이었다. 땅볼 아웃은 3개. 넓은 잠실구장의 이점을 앞으로 계속 누릴 전망이다.
류제국은 5이닝 3실점의 평범한 투구였지만 타선 지원으로 승리를 얻었다. 구속보다는 제구력, 안정감이 장점이다. 허프의 부상 공백으로 임시 선발로 나선 윤지웅은 프로 데뷔 첫 선발로 등판해 5⅓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첫 선발승을 따냈다. 양상문 감독이 지난해부터 선발 준비를 시켜온 결과가 필요할 때 나타나고 있다.
LG 선발진의 지난해 성적을 보면 류제국이 13승, 소사가 10승, 후반기부터 뛴 허프가 7승을 거뒀다. 임시 선발이었던 임찬규가 3승. 차우찬이 삼성에서 12승을 기록했다. 모두 합치면 45승이다. 양 감독이 언급한 '선발 60승'을 하려면 지난해보다 15승이 플러스 돼야 한다.
허프, 임찬규, 소사는 지난해보다 플러스 승리가 가능하다. 허프가 4월 하순 복귀한다면 LG 선발진은 더 탄탄해질 것이다. 선발 60승 목표를 향해 차근차근 나아가고 있다. /orange@osen.co.kr
[사진] 소사-차우찬-류제국-윤지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