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롯기 동맹'의 초반 질주가 남다르다.
과거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는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는 공통점 속에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한 곳에 뭉쳐있어 '엘롯기' 동맹이라는 다소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얻었다.
그랬던 '엘롯기'가 하위권이 아닌 이번에는 순위표 꼭대기에서 차례로 뭉쳤다. LG는 5경기에서 5전승을 거두면서 1위를 달리고 있다. KIA와 롯데는 4승 1패로 kt와 함께 공동 2위에 올라있다.

비록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LG, 롯데, KIA는 5경기 중 세 차례나 함께 동반 승리를 거두면서 확고한 '동맹 관계'도 과시하고 있다. 승리를 거두며 순항을 시작했다는 부분은 같지만, 그 색깔은 세 팀 모두 다르다.
일단 LG는 '투수력'은 한껏 뽐내고 있다. 팀 평균자책점 1.00이라는 '짠물' 마운드에서 점수를 최소한으로 주면, 곳곳에서 점수를 내는 방식으로 이뤄져있다.
외국인 선수 허프가 부상으로 빠졌지만 소사 류제국 윤지웅 차우찬으로 구성된 선발진이 탄탄하게 버티고 있다. 여기에 진해수, 김지용, 정찬헌 등 불펜이 든든하게 뒤를 받치고 있다. 지난 6일 경기에서도 소사가 7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뒤 최성훈-정찬헌이 남은 이닝을 깔끔하게 지웠다.
투수진의 호투 속에 타자들은 팀 타율 2위(0.283), 팀 장타율 2위(0.434), 팀 홈런 2위(5개) 팀 득점권 타율 3위(0.340)로 득점 지원도 쏠쏠하게 해주고 있다.
롯데는 LG와 '정반대'의 힘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무엇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이대호가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온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이대호가 타율 4할7푼1리 2홈런 4타점으로 잘하는 것도 있지만, 이대호가 들어가면서 타선의 짜임새도 달라졌다.
개막 후 5경기에서 팀 타율이 3할6리로 유일한 팀 타율 3할에 올라있고, 팀 홈런도 10개로 가장 많다. 여기에 득점권 타율은 무려 5할2푼8리나 된다.
팀 평균자책점은 2.86으로 5위지만, 최근 3경기에서는 무려 29점을 뽑아낼 정도로 잘 치고 잘 들어오면서 단점은 지우고 장점을 극대화하고 있다.
반면 KIA는 롯데와 같은 화끈함은 없지만, 꾸준하게 '잘 나가는' 팀이다. KIA의 팀 출루율은 0.356으로 전체 1위다. 볼넷 21개로 열심히 골라내면서 나간다. 여기에 팀 득점권 타율 2위(0.358) 로 쌓아놓은 주자를 불러 모으고 있다. 특히 나지완은 출루율 0.632, 장타율 1.143을 보여주면서 OPS가 무려 1.775에 기록하고 있다.
각자의 색은 다르지만, 엘롯기의 약진은 '두산 독주'로 예상했던 프로야구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아울러 WBC 참패와 대선 등으로 '적신호'가 켜졌던 흥행에도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