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준비되고 있다". 왼쪽 발목 통증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김상수(삼성)에게 현재 상태를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짧은 한 마디 속에 강한 자신감이 묻어났다.
6일 오후 경산 볼파크에서 만난 김상수는 "잘 준비되고 있다. 상태도 많이 좋아졌다. 성준 퓨처스 감독님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트레이닝 파트에서 두 번 다시 이곳에 오면 안된다고 강조하신다. 완벽하게 몸을 만들어 하루 빨리 복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009년 데뷔 후 개막 엔트리에 승선하지 못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서 일까. 김상수는 "표정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을 만큼 속상했다"고 털어 놓았다. 그는 정규 시즌 개막을 하루 앞두고 김한수 감독과의 면담을 통해 "개막전에 반드시 뛰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김한수 감독은 "지금보다 앞으로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아쉽지만 당분간 몸을 잘 추스리자"고 다독였다.

김상수는 "전훈 캠프 때 정말 열심히 준비했고 개막전부터 잘 하고 싶은 마음이 그 누구보다 컸는데 이렇게 돼 정말 속상했다. 전 경기 출장 목표가 한 순간에 무너지고 말았다"면서 "감독님께서도 아쉬워 하시는 게 느껴졌다. 마무리 캠프 때부터 타격 자세 등 많은 걸 가르쳐주셨고 시범경기 내내 상태를 물어봐주셨다. 죄송하다"고 아쉬워 했다.
이어 "시범경기 때 통증이 줄어들면서 타격, 수비 등 다 괜찮았다. 시간이 지나면 더 좋아질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돌이켜 보면 잘못된 선택이었다. 이 모든 게 내 탓이다. 타격감을 비롯해 좋은 부분이 많다 보니 나 스스로 의욕만 앞섰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주장 중책을 맡게 돼 무거운 마음이 배가 됐다. 김상수는 "미안한 마음이 더 크다. 팀 분위기가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닌데 이 상황에 주장으로서 동료들이 힘을 낼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함께 하지 못하니 그저 미안할 뿐"라고 고개를 떨궜다.
김상수가 빠진 뒤 삼성 내야진의 무게감은 확 떨어진 느낌이다. 대체 불가 자원으로 분류된 핵심 멤버가 빠졌으니 그럴 만도 했다. 김상수의 공백이 더욱 크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삼성 라이온즈 공식 인스타는 지난달 31일 '누구보다 열심히 시즌 준비를 했지만 부상으로 아쉽게 개막전에 나서지 못한 김상수 선수는 개막일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담아 보냈습니다. 주장의 빠른 복귀를 기원합니다'는 응원 메시지와 샌드위치, 샐러드 등 간식 세트 사진을 게재했다.
샌드위치 상자에는 '이번 시즌 주장을 맡아 부족하지만 늘 에너지 넘치고 팀에 도움이 되는 상수가 되겠습니다. 1년동안 잘 부탁드립니다. 상수 드림'이라는 스티커가 붙여져 있었다.
이에 김상수는 "사실 내가 보낸 게 아니라 오래 전부터 응원해주시는 팬분께서 선수단에 보내주셨다. 나도 몰랐는데 주변 사람들에게서 이야기를 들었다. 마치 내가 한 것처럼 알려졌는데 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한편 김한수 감독은 김상수가 다음 주 1군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6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김한수 감독은 "다음 주가 되면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며 "김상수가 많이 좋아졌다. 돌아오면 테이블세터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