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가 결단을 내렸다. 상대적으로 빈약했던 내야진과 포수진의 선수층을 강화했다. 출혈이 있지만, 전력적인 밸런스를 고려하면 알찬 보강을 했다는 평가다.
KIA는 7일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SK와 4대4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KIA는 포수 이홍구, 이성우, 외야수 노수광, 내야수 윤정우를 SK로 보내고 외야수 이명기, 포수 김민식, 내야수 최정민, 노관현을 받아왔다.
트레이드 대상들로 봤을 때 팀에서 확실하게 주전이라고 못 박을 수 있는 선수는 없다. 잉여 자원들의 처분이라는 목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각 팀 별로 따지고 보면 한 선수, 한 선수가 아쉽고, 그에 걸 맞는 결단이 엿보이는 트레이드다.

KIA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귀한 포수 자원 2명을 보냈다. 이성우는 베테랑으로 김기태 감독에게 백업 포수로 중용을 받았다. 또한 이홍구는 한 때 KIA의 주전 포수감으로 불리던 선수였다. 수비력에서는 아직 아쉬움을 보이지만 두 자릿수 홈런은 능히 때려낼 수 있는 파워를 겸비한 포수다. 그리고 KIA 입장에서 가장 아쉬움이 남는 선수는 노수광이다.
노수광은 컨택 능력과 빠른 발을 바탕으로 한 센스 있는 주루, 그리고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하며 KIA 외야의 한 축으로 자리 잡기를 바라던 선수다. 지난 2015년 한화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KIA에 자리 잡은 노수광은 풀타임 시즌은 없었지만 알토란 같은 활약으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현재도 주전들이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주전 우익수로 나서고 있다.
그러나 KIA 입장에서는 노수광, 그리고 포수 2명을 내보내는 결단을 해야만 얻을 수 있는 선수들을 얻었다. 과감한 결단을 내렸고, 취약한 포지션을 보강했다.
일단 포수 2명의 빈 자리는 김민식으로 채운다. 김민식은 SK에서 주전 이재원을 받치는 제 1백업 포수 역할을 했다. 우투좌타의 포수로 포수 치고는 빠른 발을 보유하고 있고, 캐칭 능력과 강한 어깨를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현역 시절 명 포수였던 박경완 배터리 코치가 김민식의 성장에 공을 들였다. 그만큼 싹을 보였다는 예상을 할 수 있다. 김민식이 1군에서 보여준 경쟁력도 좋은 편이기에 KIA에서 단숨에 주전 포수로 도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로써 KIA는 포수 라인업을 김민식-한승택-신범수 체제로 꾸리게 됐다.
아울러 KIA는 내야수 최정민, 노관현을 통해서 내야 백업 자원을 보강했다. 특히 주전 유격수인 김선빈이 부재 시에는 이 자리를 채울 만한 유격수 백업이 없는 처지였기에 이 부분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최정민의 경우 SK에서는 박승욱, 최정용 등의 비슷한 유형의 내야 자원들이 있어 자리를 잡는 것이 힘들 수 있었다. 현재는 박승욱에게 먼저 기회가 돌아가던 실정이었다. 최정민 역시 빠른 발을 보유한 내야 자원이기에 기동력과 수비 강화를 노려볼 수 있다.
KIA는 노수광의 자리는 우선 이명기로 채워질 전망. 이명기는 빠른 발과 컨택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자원이다. 타격적 재능만 놓고 봤을 때는 이명기가 노수광보다 우위에 놓일 수 있는 상황이다. 좌타 대타 혹은, 대주자로 요긴하게 활용될 전망이다.
KIA 입장에서는 과감하게 결단을 내리면서 실속을 챙겼다는 평가가 있다. 트레이드의 결과는 길게 내다봐야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올해 FA와 외국인 선수 영입 측면에서 대권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던 KIA에게 이번 트레이드는 대권 가도에 박차를 가하는 것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jhrae@osen.co.kr
[사진] 김민식(왼쪽부터)-이명기-최정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