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4 맞교환' KIA-SK, 윈윈 트레이드 위한 조건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4.07 14: 45

2017 KBO리그가 개막 일주일 만에 대규모 트레이드가 터졌다. KIA와 SK가 4대4 선수 맞교환을 단행하며 분위기를 후끈 달궜다. 
KIA와 SK는 7일 4대4 트레이드 소식을 전했다. KIA 외야수 노수광(27), 포수 이홍구(27), 외야수 윤정우(29), 포수 이성우(36)가 SK로 떠나며 SK 포수 김민식(28), 외야수 이명기(30), 내야수 최정민(28), 내야수 노관현(24)이 KIA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총 8명 이상의 선수들이 한꺼번에 옮긴 대규모 트레이드는 역대 4번째. 지난 1986년 10월 롯데-청보의 5대3 트레이드, 2001년 12월 삼성-SK의 6대2 트레이드, 2015년 5월 롯데-kt의 5대4 트레이드가 있었다. 대규모 선수들이 옮기는 만큼 윈윈 트레이드를 위한 조건도 상당히 많다. 

▲ KIA, 주전 포수 김민식
이번 트레이드는 KIA의 요청으로 먼저 시작됐다. KIA는 개막전 주전 포수 이홍구가 공수에서 기대이하 모습을 보이며 4번째 경기부터 한승택-신범수 체제로 안방을 운용했다. 다만 한승택은 타격, 신범수는 수비에서 다른 팀 포수들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이에 KIA는 백업 포수 중 가장 알짜배기 있는 김민식을 점찍고 트레이드했다. 김민식을 주전 포수감으로 찍었다. 
지난 2012년 신인 2라운드 전체 11순위로 SK에 지명된 김민식은 상무에서 군복무까지 마친 군필이다. 지난해 1군 88경기 타율 2할5푼7리 2홈런 14타점 OPS .720으로 쏠쏠한 방망이 솜씨를 보였다. 도루저지율도 3할6푼6리로 350이닝 이상 소화한 포수 16명 중 5위로 평균 이상이었다. 이홍구-이성우를 내준 KIA는 김민식이 주전 마스크를 쓰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 SK, 1번타자 노수광
SK는 1번 타순에 큰 구멍이 났다. 개막 5연패 동안 1번 타순 타율과 출루율이 모두 2할3푼8리에 그쳤다. 출루율은 리그 8위에 불과하다. 김강민·정진기가 나란히 1번 타순에 나섰지만 분위기를 바꾸지 못했다. 2014년부터 1번타자로 활약한 이명기는 지난해부터 하락세가 뚜렷했고, 올해도 시범경기 부진으로 개막 엔트리 포함되지 못했다. 외야에 새 바람이 필요했다. 
SK의 선택은 노수광이었다. 지난해 KIA에서 77경기 타율 3할9리 4홈런 30타점 43득점 12도루를 기록한 노수광은 볼넷도 20개를 얻어 출루율도 3할7푼3리로 괜찮은 편이었다. 올해 5경기에선 15타수 3안타 타율 2할에 불과하지만, 볼넷을 3개나 골라냈다. 최형우와 로저 버나디나의 가세로 지난해보다 입지가 좁아졌는데 SK에선 붙박이 1번으로 기회를 얻을 수 있다. 
▲ 이명기-이홍구 명예회복
이명기는 2015년 규정타석 타율 3할1푼5리로 이 부문 19위에 오른 타자였다. 그런데 불과 2년도 안 돼 주전에 이어 1군 자리를 잃었다. 결국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되며 정든 SK를 떠났다. KIA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최형우·김주찬·버나디나·나지완·신종길·김호령 등이 있는 KIA는 외야가 붐빈다. 이명기가 2년 전 3할타자 모습을 되찾는다면 KIA 선수층이 두꺼워진다. 
이홍구도 지난 2년간 백용환과 함께 KIA 안방마님 자리를 양분한 주전급 선수였다. 2년간 홈런 12개-9개로 장타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지난해 와일드카드 엔트리에서 탈락했고, 올해도 개막 3경기 만에 주전 포수 자리에서 내려와야 했다. 공수 모두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SK에는 그보다 3살 많은 이재원이 주전으로 버티고 있다. 당장 주전 자리를 꿰차기에는 쉽지 않지만, 백업으로 경쟁력을 보여주는 게 시급하다. 
▲ 제2의 숨은 노수광은 누구?
이번 트레이드의 핵심으로 지목된 노수광은 이미 한 번의 트레이드를 경험한 바 있다. 지난 2015년 5월 한화와 KIA의 4대3 트레이드의 일원이었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노수광을 주목하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한화에서 KIA로 향한 4명 중에서 가장 관심도가 떨어졌지만, 불과 2년 만에 트레이드 중심으로 떠올랐다. 어느 트레이든 패키지 카드에서 숨은 진주가 있다. 
KIA는 최정민과 노관현, 두 내야수에게 기대를 건다. 최정민은 지난해 1군 98경기 통산 타율 3할2푼5리로 정확한 타격을 자랑한다. 노관현은 이번 트레이드 최연소 선수다. SK는 2008년 트레이드 때 KIA로 떠나보낸 포수 이성우를 9년 만에 다시 받았다. 당시 20대 중반 젊은 포수였지만 이젠 30대 중반을 넘은 베테랑이 됐다. 그간 경험으로 SK 안방을 뒷받침한다. 2011년 KIA에 입단했다 LG를 거쳐 2016년 KIA에 돌아온 윤정우는 다시 팀을 떠나 7년 사이 3번째 팀을 옮기는 기구한 운명이다. SK는 지난해 1군 46경기 타율 2할9푼9리 2홈런 13타점 6도루로 가능성을 보인 윤정우에게도 기대를 걸고 있다. /waw@osen.co.kr
[사진] 노수광-이홍구-윤정우-이성우-노관현-최정민-이명기-김민식(위, 시계방향으로) 노수광(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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