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KIA이지만 투타에서 핵심 베테랑들의 부진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KIA는 지난주 5경기에서 4승1패를 거뒀다. 시즌 성적 6승2패로 LG·롯데와 공동 2위. 초반 스타트가 좋지만 불안한 구석이 있다. 마무리 임창용(42), 중심타자 김주찬(37)의 부진이 바로 그것이다. 두 선수의 부진에 대처할 해법을 찾아야 KIA의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다.
▲ 불안한 임창용, 마무리 교체할까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마무리 임창용이다. 임창용은 4경기에서 3이닝 8피안타 4볼넷 3탈삼진 3실점 평균자책점 9.00으로 뭇매를 맞고 있다. WHIP 4.00, 피안타율 5할로 심각하다. 2개의 블론세이브를 범한 임창용의 불안한 투구에 경기 후반 KIA 뒷목이 서늘하다. 지난 1일 대구 삼성전 9회 7실점에 8일 광주 한화전 9회 역전패로 내상을 입었다.
KIA 김기태 감독은 9일 한화전을 앞두고 불펜 문제와 관련 "지는 건 감독 문제"라며 "임창용이 역전을 허용한 것보다는 그 이전 찬스에서 득점을 내지 못한 것이 아쉽다. (임창용이 무너진) 한 광경만으로 해석 수 없다"고 감싸안았다. 이어 김 감독은 "여러 가지로 생각하고 있다. 말로써 하는 것보다 일단 한 번 지켜보자"면서 말을 아꼈다.
김 감독은 이날도 3-1로 리드한 9회 임창용을 내세웠다. 다시 한 번 마무리 기회를 줬지만, 임창용은 ⅔이닝 2피안타 1볼넷 1실점으로 또 무너졌다. 결국 3-2로 쫓긴 9회 2사 1·2루에서 김기태 감독이 직접 마운드에 올라와 임창용을 내렸다. 이미 9회 시작과 함께 심동섭이 불펜에서 몸을 풀며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하고 있었다.
심동섭을 준비시킨 것 자체가 임창용에 대한 믿음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날 임창용의 최고 구속은 145km까지 올랐지만 제구가 되지 않았다. 심판의 스트라이크존에 걸친 공들이 볼로 판정되면서 더욱 곤경에 처했다. 한화 타자들은 연이틀 임창용 공에 두려움없이 배트를 휘둘렀다. 한화와 주말 2경기는 KIA가 '마무리' 임창용 카드에 대한 미련을 떨칠 수 있는 포인트가 될 수 있다.

▲ 침묵의 김주찬, 시간이 해결한다
야수 쪽에선 '주장' 김주찬의 침묵이 조금 깊어지고 있다. 김주찬은 개막 8경기에서 31타수 5안타 타율 1할6푼1리 1홈런 1타점 5득점 1볼넷 2삼진에 그치고 있다. OPS는 .478에 불과하다. 특히 득점권에서 10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며 중심타선에서 흐름을 끊고 있다. 김주찬의 타순은 개막 후 지금까지 3번으로 고정돼 있다.
김주찬은 지난 8일 한화전에서 2경기 연속 4타수 무안타로 마친 뒤 야간 특타를 자처했다. 김기태 감독은 "경기가 끝나자마자 특타를 치러 갔다. 주찬이가 '감독님, 방망이 안 맞아 죽겠습니다'라고 하더라"며 "이제 20타석 넘게 쳤는데 너무 걱정하지 말라 했다"고 말했다. 타격에는 사이클이 있기 마련이고 김주찬 정도 되는 선수라면 머지않아 회복될 것이란 믿음이다.
실제로 김주찬은 지난해에도 출발이 좋지 않았다. 개막 8경기 기준으로 지난해 이 시기에 34타수 7안타 타율 2할6리 무홈런 2타점 7득점 1볼넷 3삼진 OPS .544로 부진했다. 하지만 4월 중순부터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며 5월부터 김주찬 본래 모습으로 돌아왔다. 시즌 최종 성적도 타율 3할4푼6리 177안타 23홈런 101타점 97득점 OPS .952로 커리어하이 기록이었다.
다만 올해 주장의 중책을 맡고 있는 김주찬이라 초반 더딘 스타트에 마음고생을 하고 있다. 팀 승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임창용 부진과 달리 김주찬은 나지완·안치홍·김선빈 등 동료 타자들의 맹타 덕분에 크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김주찬의 부진은 시간이 알아서 해결해줄 것이다. /waw@osen.co.kr
[사진] 임창용-김주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