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타는 나오는데 장타가 없다".
11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김성근 한화 감독은 장타 가뭄에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화는 10일 현재 팀안타 3위(81개)에 올라 있으나 팀홈런(4개)이 9위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팀내 홈런 1위(33개) 윌린 로사리오가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한화의 장타 가뭄은 더욱 심해졌다.
김성근 감독은 "단타는 나오는데 장타가 없다. 안타 3개가 나와야 1점이다. 장타가 나오면 2개면 된다"고 말했다. 대포가 터진다면 손쉽게 이길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이날 한화는 장타 가뭄에서 벗어났으나 실책을 연발하며 아쉬움을 자아냈다.

0-0으로 맞선 한화의 3회초 공격. 선두 타자 차일목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뒤 하주석의 좌전 안타, 장민석의 중전 안타로 1,2루 선취 득점 기회를 잡았다.
정근우의 1루 땅볼 때 장민석이 2루에서 포스 아웃되면서 2사 1,3루 상황이 됐다. 곧이어 김태균이 볼넷을 얻으며 2사 만루 찬스를 만들었다. 타석에는 송광민. 삼성 선발 장원삼과 볼카운트 2B1S에서 4구째 슬라이더(133km)를 받아쳤고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그랜드슬램으로 연결시켰다. 4-0.
한화는 초반 승기를 잡고도 잇따른 실책 속에 힘겨운 상황을 자처했다. 한화 선발 배영수는 3회말 1사 2루서 박해민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했다. 좌익수 이양기가 2루 주자 김헌곤의 홈 쇄도를 의식해 서두르는 모습을 보였고 타구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김헌곤은 홈까지 파고 들었다. 9일 광주 KIA전의 악몽이 재현되는 순간이었다.
1점차 앞선 4회 2사 1,3루 위기서 선발 배영수가 1,2루 쪽으로 향하는 강한울의 타구를 잡으려고 했으나 실패. 공을 잡은 1루수 김회성은 멀뚱하게 쳐다보기만 했다. 4-4 동점.
한화는 4-5로 뒤진 5회 무사 만루 위기에 놓였다. 한화 두 번째 투수 송창식은 이지영을 평범한 내야 땅볼로 유도했으나 3루수 송광민이 공을 잡기 위해 달려 왔으나 제대로 포구하지 못했다. 3루 주자는 여유있게 홈인.
한화는 연장 10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정근우의 결승타에 힘입어 11-8로 이겼다. 하지만 중요한 상황마다 실책을 범하며 스스로 힘겨운 승부를 선택하는 모습이었다. 실책만 없었다면 손쉽게 이길 수 있었는데 말이다. 한화의 지옥 펑고 훈련이 무색한 순간이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