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마일(151㎞)의 강속구에 헬멧을 직격당한 샌프란시스코의 간판스타 버스터 포지가 결국 부상자 명단에 오를 전망이다. 가뜩이나 시즌 출발이 썩 좋지 못한 샌프란시스코로서는 한숨이 나오는 상황이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언론인 'CSN 베이 에어리어'는 12일(이하 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AT&T파크에서 열릴 예정인 애리조나와의 경기를 앞두고 “포지가 부상자 명단에 오른다”고 보도했다.
포지는 11일 1회 타석 도중 애리조나 선발 타이후안 워커가 던진 94마일 패스트볼에 머리 부위를 맞았다. 뇌진탕의 경우는 별도의 7일 부상자 명단이 있고 포지는 이 명단에 등재됐다. 다만 포지가 언제쯤 경기에 돌아올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는 트리플A에서 팀 페더로위츠를 올렸으며, 페더로위츠의 40인 내 자리를 만들기 위해 클레이튼 블랙번을 방출대기(DFA, 양도선수지명) 처리했다.

사구 당시 그 자리에 쓰러진 포지는 곧바로 즉석 뇌진탕 검사를 받았다. 다행히 의식을 잃지 않았고, 경기 후에는 큰 부상이 아니라는 생각을 밝혔다. 12일 재검진에서도 특별히 심각한 문제가 나오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는 시즌 초반부터 포지를 무리시킬 이유가 없다는 판단 하에 부상자 명단에 올렸다.
머리에 강한 충격을 받았기 때문에 당장은 괜찮아도 후유증이 크게 나타날 수도 있다. 일주일 정도 결장은 그렇다 치더라도, 구단이 우려를 품을 만한 지점이 여기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미 지난해 조 패닉이 같은 부상을 당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패닉은 당시 경기를 끝까지 뛰며 홈런까지 치는 등 멀쩡한 듯 보였으나 후유증이 나타나 상당 시간을 고전했다. 아직도 그 여파가 있다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다. 2014년 브랜든 벨트 또한 뇌진탕 증세로 고생했었다.
경기 중 있어서는 안 되지만, 종종 일어나는 이런 사태에 대해 샌프란시스코는 공식적인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고의가 아니라는 점에는 어느 정도 의견이 모아졌다. 지역 언론인 ‘머큐리뉴스’에 따르면, 11일 경기 후 샌프란시스코 선수들은 “고의는 아니었던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선발투수이자, 탬파베이 시절 이제는 팀 동료가 된 패닉에게 끔찍한 그 공을 던졌던 맷 무어는 “투수는 그 선수가 공을 던질 때 그것이 고의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 상대 머리에 공을 던졌다고 할 투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워커는 그 전부터 슬라이더 제구가 안 됐고 커맨드를 잡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고 했다. 다만 무어는 “이에 대해 기뻐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고 덧붙였다.
브루스 보치 샌프란시스코 감독 또한 “경기의 일부다. 의문이나, 의혹이나, 의견을 내놓을 수는 있다. 하지만 나는 어떤 투수든 누구의 머리를 맞히려고 노력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애써 침착함을 유지했다. 하지만 ‘머큐리뉴스’는 사유야 어찌됐건 팀에서 최고의 가치를 지닌 선수가 사구에 희생됐으며 샌프란시스코의 분노는 애리조나가 이해해야 할 사안이라고 정리했다. 샌프란시스코는 11일 보복구를 던지지는 않았다.
한편 공을 던진 워커는 3회 타석 당시 샌프란시스코 팬들의 야유를 한몸에 받아야 했고, 포수 닉 헌들리에게 포지의 쾌차 기원과 미안함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는 경기 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 스스로도 엄청나게 놀랐다. 그 타석 이후 우타자의 몸쪽 승부를 제대로 할 수 없었다”며 자신도 충격을 받았음을 항변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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