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트립 1주년②] PD “섭외대상 아니었던 김민교, 일등공신 게스트”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7.04.15 13: 59

(인터뷰①과 이어집니다.)
KBS 2TV ‘배틀트립’의 8할 이상이 게스트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시청자들의 의뢰를 받은 스타들이 숙식부터 여행 루트까지 직접 결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 이에 연출을 맡은 손지원PD가 밝힌 게스트 섭외 기준 역시 다른 예능과는 사뭇 달랐다.
“일단 함께 여행을 떠날 두 명의 연예인을 선정하는데, 이때 두 사람이 어느 정도 친분이 있어야하고 다양한 시청층을 염두에 두어야 하는 방송이기 때문에 50~60대 이상의 부모님이 보셨을 때 얼굴을 알 법한 인지도도 고려해요. 어느 정도 인지도와 유명세를 가지고 있어야 이 분들의 행동이나 매력 같은 것들이 살아날 것 같아서 두 명의 어깨가 무겁거든요. 그래서 경험이나 연륜이 있는 쪽으로 보내려고 하죠. 사실 아이돌을 보내달라는 요청이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 웬만하면 비율 면에서 적게 두려고 해요. 아이돌은 해외를 가도 항상 공연이나 호텔, 공항 외에는 그 지역을 갔다고 할 수 없을 만큼 금방 갔다 왔다거나 경험 부분에서 한정적인 부분들이 있어서 대본 없이 한 시간을 끌고 나가기 쉽지 않아요. 그래서 아이돌은 출연해도 주로 액티비티나, 놀이기구처럼 20대가 즐길 수 있는 지역으로 한정해서 보내고 있어요.”

그 결과 ‘배틀트립’에는 수많은 스타들이 게스트로 거쳐 갔는데, 그중에서도 단연 기억에 남는 게스트는 김민교다. 지난해 방송된 방콕 편에 출연한 김민교는 현지인 뺨치는 비주얼은 물론, 여행 욕구를 상승시키는 현지 맛집 소개로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김민교 씨가 저희 프로그램의 ‘일등공신’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사실 처음부터 김민교 씨를 알고 섭외한 게 아니거든요. 임형준 씨를 섭외하려고 연락을 하다가 세 명이 가도 되냐면서 김민교 씨랑 이종혁 씨를 얘기해서 같이 가게 된 거죠. 이 세 분이 가장 최고의 궁합을 자랑한 게스트이기도 해요. 방송이라는 생각이 안 들 정도로 신나서 돌아다니고 숙소에 카메라 있는데 옷 벗고 돌아다니고.”
이뿐만이 아니다. 필리핀에 살다온 경험으로 실제 가이드 뺨치는 알찬 여행기를 보여준 산다라박부터 프로그램의 포맷이 완벽하게 잡혀있지 않았던 1회에 출연한 개국공신 이특까지 모두 지금의 ‘배틀트립’이 있게 한 주인공들이다. 공통점은 여행을 다녀온 후 입을 모아 ‘다시 출연하고 싶다’라며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던 이들이라는 것.
“심지어 산다라박은 ‘배틀트립’을 위해 필리핀 답사만 4~5번 갔다고 하더라고요. 고맙죠. 그리고 저희 프로그램이 재출연 비율이 되게 높아요. 신동이 저번에 이특이랑 같이 나왔었는데, 저희랑 또 한 번 하고 싶다고 해서 준비 중이에요. 어떤 소속사는 한두 명 빼고 그 회사 연예인 전부 출연하기도 했어요. 다들 여행 다녀온 후 공항에서 꼭 다시 나오고 싶다고 얘기해요. 아무래도 촬영하는 4~5일 동안 스태프들이랑 붙어 있고, 여행 가기 전에는 수시로 ‘여기 어떠냐’고 메시지를 주고받아서 유대 관계가 생기는 것 같아요. 촬영 과정이 힘들었어도 잘 편집된 그림 보고 있으면 고생한 거 기억 안 나고 좋은 기억만 남잖아요.”
이처럼 ‘배틀트립’ 여행의 큰 틀은 스타들의 계획으로 이뤄지지만, 기본적인 초안은 시청자들이 보낸 의뢰를 통해 나온다. 손PD는 제작진에게 전해진 수많은 의뢰 중에서도 시도하고 싶지만 어떠한 이유 때문에 도전하지 못하고 있는 의뢰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를 데리고 떠나는 가족 여행 의뢰가 건수 상으로는 가장 많은데 아직 한 번도 못 갔어요. 저희가 여행 프로그램이라고 해도 다른 육아 프로그램들에서 이미 많이 보셨던 여행일 것 같더라고요. 또 지금 육아 프로그램에 출연 중인 게스트가 저희랑 함께 하면 그것도 상도덕적인 면에서 민폐일 수 있어서 못 가는 것도 있고요. 또 군 입대를 앞둔 친구들이 군대 가기 전에 가는 여행을 의뢰하기도 하는데, 그러면 실제로 군대를 가는 연예인을 섭외해야하는데 그것도 쉽지 않으니까요.”
‘배틀트립’이 여행 프로그램으로서 감안해야하는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이 괴리감을 느끼지 않도록 럭셔리한 호텔이나 비즈니스 항공권과 같은 사치스러운 여행 방법은 지양해야하는 것.
“이런 걸 최대한 배제하려고 하다 보니 비용도 공개하게 됐어요. 최대한 이코노미 항공을 타고 리즈너블한 가격의 방에서 숙박을 하고. 그러다 보니 가격 부분을 공개했는데, 이게 공감 지수를 높이게 하는 결정적인 보니까 가격 부분을 밝힌다는 게 공감 지수를 높이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어요. 시청자 의뢰인을 둔 이유도 연예인들이 자기네들만의 여행을 하는 게 아니라 누군가를 위한 제안이나 가이드 같은 역할을 해준다는 느낌으로 시점을 바꾸려고 노력했던 거죠.”
(인터뷰③으로 이어집니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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