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스틱4'에서 '판타스틱6'까지 생각할 수 있게 됐다. 두산 베어스가 풍족한 선발진에 미소 짓게 됐다.
지난해 두산은 선발 투수들의 활약에 시즌을 쉽게 풀어갔다. 더스틴 니퍼트(22승)-마이클 보우덴(18승)-장원준(15승)-유희관(15승)은 70승을 합작하며 '판타스틱4'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시즌 초반 '판타스틱4' 선발진은 다소 흔들렸다. 우선 보우덴이 첫 등판도 하지 못한 채 어깨 통증으로 1군에서 이탈했다.

여기에 '에이스' 니퍼트는 개막전에서 8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친 뒤 넥센전에서 4⅔이닝 6실점(5자책)으로 주춤했다. 유희관 역시 개막 후 2경기에서 11이닝 9실점으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나마 장원준이 2경기 등판해 2승 평균자책점 3.18로 꾸준한 피칭을 펼치고 있어 자존심을 지켰다.
붕괴 위기를 맞는 듯 했지만, 기존 선수들의 부활과 더불어 새로운 얼굴이 연이어 나타나면서 두산의 선발진은 지난해보다 더욱 풍족하고 탄탄해졌다.
일단 지난해 두산이 간절하게 찾던 5선발이 나타났다. 지난해 두산의 5선발 투수가 합작한 승수는 6승에 불과했다. 그런 가운데 올 시즌 함덕주가 5선발로 낙점됐고, 함덕주는 2경기에서 기대에 부응하면서 5선발 자리를 차지했다.
함덕주는 지난 6일 kt전에서 5회 제구가 흔들려 조기강판 당했지만,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운영을 했다. 12일 KIA전에서는 야수들의 잇따른 실책에도 흔들리지 않고 5이닝 3피안타 2볼넷 2실점(비자책)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앞으로의 기대를 높였다.
5선발의 선발 외에도 두산은 예비 전력 혹은 함덕주와 경쟁을 할 수 있는 강력한 자원까지 발견했다. 올 시즌 신인 김명신이다.
프로 1년 차 김명신은 개막 후 5경기에서 구원 투수로 나섰지만, 보우덴의 부상과 고원준의 부진으로 선발 등판 기회를 잡았다. '우완 유희관'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빠르지는 않지만 스트라이크 존 곳곳을 찌르는 제구를 무기로 하는 김명신은 배짱까지 겸비해 위기의 상황에서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15일 NC전에서도 4연속 안타로 1실점과 더불어 맞은 무사 만루 위기를 나성범-스크럭스 중심타자를 상대로 내야 파울플라이, 병살타로 이닝을 마쳤다.
보우덴의 빈자리에서 새로운 재목을 발견한 가운데, 보우덴도 15일 첫 불펜 피칭을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복귀에 박차를 가했다. 통증도 없고, 구위도 부상 이전으로 회복했다는 평가다.
믿음직한 선발 투수 4명에 선발 연착륙에 성공한 투수 2명. 총 6명의 선발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색깔을 보여준다면, 두산은 올 시즌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방패를 손에 쥐게 될 것이다. / bellstop@osen.co.kr
[사진] 창원=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