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K+8BB’ 마르티네스의 역사적 롤러코스터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4.16 04: 21

세인트루이스의 에이스인 카를로스 마르티네스(26)가 참 이상한 날을 보냈다. 탈삼진도 너무 많고, 볼넷도 너무 많았다. 메이저리그(MLB) 역사를 통틀어서도 이런 기록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마르티네스는 16일(이하 한국시간) 미 뉴욕주 브롱크스의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악전고투했다. 5⅓이닝 동안 4피안타 11탈삼진을 기록한 것은 마르티네스의 평상시 모습을 생각했을 때 이상하지 않은 일. 그러나 여기에 무려 8개의 볼넷이 끼었다. 그래도 실점은 3점(2자책점)으로 선방했다.
100마일에 이르는 강력한 패스트볼은 여전했고, 이와 짝을 이루는 체인지업의 위력은 리그 정상급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5⅓이닝 동안 11개의 삼진을 잡아낼 수 있었다. 양키스의 선발 타자 중 삼진을 당하지 않은 선수는 헤들 리가 유일했다. 카터는 3번, 엘스버리와 버드는 2번이나 삼진으로 물러났다. 마르티네스가 6이닝을 던지지 못하고 11개의 탈삼진을 기록한 것은 2016년 7월 10일 밀워키전(5이닝 11탈삼진) 이후 개인 두 번째였다.

그러나 그와 별개로 제구의 일관성을 가져가는 데는 애를 먹었다. 무려 8개의 볼넷을 내주며 어려운 경기를 했다. 1회부터 볼넷 3개를 내줬고, 2회에도 3개의 볼넷을 더 허용했다. 다만 1·2회 아웃카운트 6개를 모두 삼진으로 장식했고 실점은 1회 만루에서 폭투로 내준 것 1점이었다.
ESPN에 따르면 지난 60년간 1·2회에 6개 이상의 탈삼진, 그리고 6개 이상의 볼넷을 기록한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극과 극의 피칭을 했던 셈이다. 또한 경기 전체를 11탈삼진 이상, 그리고 8볼넷 이상으로 끝낸 것은 1993년 랜디 존슨 이후 24년 만이었다.
마르티네스는 이후 비교적 안정을 찾으며 힘을 냈지만, 타선 지원을 받지 못했고 결국 6회 실책 등이 겹치며 2점을 더 내준 끝에 마운드를 내려갔다. 3점의 실책 중 자책점은 2점이었다. 시즌 첫 승 도전은 다시 실패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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