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고민' 롯데, 박시영 과부하 해결 방안은?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4.16 09: 00

9승4패로 그 어느 시즌 출발을 산뜻하게 있는 롯데 자이언츠다. 그러나 롯데는 잘 나가는 가운데서도 골머리를 앓고 있는 부분이 있다. 매 경기 깔끔하게 넘어가지 못하는 불펜진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롯데 불펜의 민낯 때문에 현 불펜 투수 가운데 가장 구위가 좋은 박시영(28)에 대한 고민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롯데는 현재 구원진 평균자책점 5.21을 마크하고 있다. 선발진이 3.01인 것에 비해서는 많이 차이가 나는 수치다. 특히 롯데가 패한 4경기 대부분이 경기 후반 1~2점 차의 승부를 불펜진이 관리를 하지 못한 상황이 대부분이었다. 올해 롯데가 당한 4패는 모두 2점 차 이내의 패배였다. 
불펜진이 난맥상에 빠진 가운데서도 영웅은 있었으니, 그 이름이 바로 박시영이다. 박시영은 현재 9경기 등판해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 중이다. 11⅔이닝 동안 14개의 삼진을 잡아냈고 대신 볼넷은 5개만 내줬다. 140km 중반에 이르는 빠른공과 각도가 큰 포크볼을 중심으로 구원투수 최고 덕목인 탈삼진을 대거 뽑아내고 있다. 지난해 사실상 첫 1군 시즌이었지만 올해는 더욱 기량이 일취월장해 대들보 역할까지 해내고 있다.

그런데 경기 수에서 보듯 박시영은 현재 롯데가 치른 대부분의 경기에 나섰다. 롯데가 13경기를 치렀는데, 9경기를 나왔으니 박시영은 승리하는 웬만한 경기에서는 대부분 마운드에 올랐다. 리그 전체 구원 투수 가운데서도 박정진(한화)와 함께 최다 등판 경기를 기록하고 있다.
그만큼, 롯데는 현재 박시영 외에는 이길 수 있는 경기에 투입할 수 있는 필승조가 전무하다는 의미다. SK와 삼성으로 이어지는 이번 주 6연전 내내 롯데는 1~2점 차의 타이트한 경기를 펼쳤다. 박시영에 대한 의존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었고 4경기에나 등판했다. 선발진이 5~6이닝 정도 버텨주는 가운데서 마무리 손승락까지 가는 연결고리를 해줄 수 있는 역할을 할 선수가 박시영 외에는 사실상 없다. 이 역할을 이정민과 윤길현, 송승준 등이 나눠서 맡아줘야 했지만 이들의 부진한 활약상이 박시영의 과부하를 초래하고 있다. 가장 믿음직스럽지만 관리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지난 14~15일 열린 사직 삼성전 2경기에서도 박시영은 모두 등판했다. 14일 경기에서는 8회 등판해 9개의 공 만으로 3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했다. 이에 조원우 감독은 15일 경기를 앞두고 "(박)시영이는 (손)승락이 앞에서 활용해야 하는 자원이다. 마음 같아서는 2이닝을 쓰고 싶었지만, 투구 수도 적었고 내일(15일) 경기에도 나서야 할 것 같아서 1이닝 만에 내렸다"고 말했다. 결국 15일 경기에서도 박시영은 마운드에 올랐고 이승엽에 홈런포 한 방을 맞긴 했지만 1⅓이닝 1피홈런 1볼넷 4탈삼진 1실점 역투를 했다.
아직까지는 시즌 초반이기에 눈에 띄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시즌이 지나면 지날수록 힘에 부치는 모습이 나올 수 있다. 롯데 코칭스태프가 비교적 연투와 투구 수 관리를 잘 하는 편에 속하지만, 박시영의 잦은 등판은 결국 시즌 레이스에서 독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불펜이 고민인 팀에서 가장 잘 던지는 투수를 계속 쓰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같다. 결국 '잘 던지는 투수'가 많아지는 것이 중요하다. 박시영 외에 역할을 해줘야 하는 선수들이 나와야 롯데도 박시영에게도 숨통이 트일 수 있다. 다행히 현재 다른 투수들도 조금씩 살아나는 기미를 보인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배장호가 현재 6경기(7⅔이닝) 2승 평균자책점 2.35로 활약을 펼치고 있고, 윤길현이 지난 13일 인천 SK전에서 2⅔이닝 49구 1볼넷 1사구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감을 찾은 듯 했다. 또한 이정민도 지난 15일 사직 삼성전 1⅓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회복세를 보였다.
박시영의 과부하를 억제하고 투수진을 운영할 수 있다면 롯데는 불펜진이 조금 안정을 찾았다는 의미가 될 것이고, 시즌 운영 역시 더욱 순조로워 질 것이다. /jhra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