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윤 펀치 맞은 힐만 감독, "경찰 부를까 했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4.16 14: 27

"경찰을 부를까 했다". 
SK 외야수 정의윤은 지난 15일 대전 한화전에서 8회 대타로 나와 좌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홈런보다 인상적인 건 덕아웃에서 돌발(?) 행동 때문이었다. 홈런을 치고 덕아웃에 들어온 정의윤이 자신을 환영하는 힐만 감독의 가슴을 주먹으로 툭 친 것이다. 힐만 감독도 가슴을 내민 채 정의윤의 펀치를 맞았다. 
16일 한화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힐만 감독은 전날 정의윤의 펀치를 맞은 소감에 대해 "경찰을 부를까 했다"며 농담을 던진 뒤 "일본에서도 그렇게 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선수들은 풀어줄 필요가 있다. 일본 선수들은 덕아웃 안에선 차마 그렇게 못해 덕아웃 뒤에서 날 때리게 한 적은 있다"고 말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몇몇 선수들에게 펀치를 허락했다는 힐만 감독. 그러나 수평적인 미국과 달리 상하 관계가 분명하고 경직돼 있는 우리나라 정서상 선수가 감독의 가슴을 주먹으로 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정의윤도 처음에는 힐만 감독의 주문에 어쩔 줄 몰라했지만 이제는 스스럼없이 펀치를 날린다. 
힐만 감독은 "정의윤이 시즌 초반 방망이가 맞지 않았을 때 덕아웃 뒤에서 내 가슴을 치게 했다. 그러다 초반 팀 연패가 길어지자 '감독에게 좋은 기를 주고 싶다. 홈런을 치면 그때 가슴을 때리겠다'라고 했다"며 "우리 선수들이 이런 것을 즐겼으면 좋겠다. 팀 분위기를 밝게 만드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기대했다. 
힐만 감독은 선수들이 최대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고 밝혔다. 그는 "선수들은 누구나 다 잘하고 싶어한다. 그만큼 또 열심히 연습하다 보니 스트레스가 온다. 정의윤도 안 될 때 생각이 많고 스트레스를 받는 스타일이다"며 "감독으로서 선수들의 스트레스를 어떻게 하면 풀어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 이렇게 날 때리게 하도록 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정의윤도 "감독님께서 선수들을 거리감 없이 편하게 대해주시는 덕분에 때릴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힐만 감독은 "날 때려서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는 선수들만 때릴 수 있게 하겠다. 다행히 최정은 그런 성격의 선수가 아니다. 그렇지 않다면 아마 내 가슴이 남아나지 않을 것이다"며 유쾌하게 웃어보였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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