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빨리 적응해야하는데…." 팀을 옮긴 첫 날. 신성현(27,두산)의 가장 큰 고민은 적응이었다.
지난 2015년 한화 이글스에 입단한 신성현은 지난 17일 트레이드로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게 됐다.
덕수중학교를 졸업한 '서울 사람'이지만, 신성현은 서울행이 그렇게 반갑지는 않았다. 정들었던 한화를 떠난다는 아쉬움이 컸지만, 또 스스로 "숫기가 없다"고 이야기할 정도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신성현은 독특한 이력 때문에 다른 팀 선수들과 교류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신성현은 덕수중학교를 졸업한 뒤 일본 교토국제고등학교로 진학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2009년 히로시마 도요카프에 드래프트 4순위로 입단했다. 1군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방출당한 그는 이후 김성근 감독이 이끌던 고양 원더스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대부분의 선수가 프로 입단 전 고등학교-대학교에서 인연을 맺어 각 팀에 친구가 있는 반면, 고등학교 시절을 일본에서 보낸 신성현에게는 그럴 기회가 없었다. 여기에 숫기도 없는 만큼 신성현은 인터뷰 내내 "빨리 적응을 하고, 팀 분위기에 녹아들어야 할 것 같다"며 토로했다.
다행히 두산에 올 시즌 조금씩 교류가 생긴 '동갑내기 친구'가 한 명있다. 공교롭게도 같은 포지션을 두고 경쟁해야하는 허경민이다. 신성현은 "(허)경민이를 요근래 알게됐다. 경민이가 와서도 많이 챙겨줬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초반 적응을 위해 허경민에게 많이 의지해야 하는 상황. 허경민 역시 신성현 적응에 아낌없이 도움을 주겠다는 뜻을 밝혔다.
허경민은 "개막전 무렵에 지인들과 함께 알게돼서 밥도 먹고 그러면서 알게됐다"라며 "그 때 잘해보자고 했는데, 이렇게 한 팀이 됐다. 큰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도울 부분이 있다면 돕겠다"고 웃어보였다.
실제 허경민은 신성현이 방송 인터뷰를 하며 굳어있자 "긴장하지 마"라는 말로 신성현의 긴장을 풀어주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비록 적응을 위해 돕겠다고 했지만, 한편으로는 냉혹한 프로 세계에서 한 자리를 두고 경쟁해야되는 상황. 그러나 허경민은 "경쟁이라기 보다는 서로 잘해서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 지금은 서로 잘해서 팀이 이기는데 집중을 하고 싶다"며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신성현은 18일 잠실 삼성전에서 연장 11회말 2사 1,3루에서 대타로 나와 큼지막한 타구를 날리며 두산에서의 첫 타석을 신고했다. 비록 좌익수 김헌곤의 '슈퍼캐치'에 잡혔지만, 신성현은 끝내기 안타가 될 수도 있었던 이 타구로 두산에서의 첫 발을 힘차게 내디뎠다.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