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원투펀치 본색, "이제부터 서프라이즈 타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4.20 05: 50

한화의 외국인 원투펀치가 드디어 진가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아직 놀라기엔 너무 이르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한화는 지난 18~19일 LG와 대전 홈경기를 모두 이겼다. 4연패 이후 2연승으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트레이드로 합류한 포수 최재훈이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은 가운데 원투펀치로 나선 외국인 투수 알렉시 오간도와 카를로스 비야누에바가 이틀 연속 인상적인 투구로 경기를 지배했다. 
오간도는 18일 경기에 7이닝 동안 무려 119개 공을 던지며 8피안타 1볼넷 1사구 8탈삼진 2실점으로 역투했다. 타선 지원을 받지 승리투수가 되진 못했지만, 투구수 103개에서 7회 다시 마운드에 올라 무사 2·3루 위기를 실점 없이 막았다. 100구를 넘긴 이후에도 최고 148km 강속구로 위력을 과시했다. 

19일은 비야누에바의 경기였다. 8이닝 동안 106개 공을 뿌린 비야누에바는 3피안타 2사구 4탈삼진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막고 4경기 만에 KBO리그 데뷔 첫 승을 신고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1.78로 떨어뜨렸다. 최고 구속은 144km였지만 공격적으로 승부를 들어가며 손쉽게 맞혀 잡는 투구가 빛을 발했다. 
오간도-비야누에바 원투펀치는 화려한 경력과 몸값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오간도는 메이저리그 올스타 출신 투수이고, 비야누에바는 최근 11년을 빅리그에서 뛰었다. 오간도 180만 달러, 비야누에바가 150만 달러를 받아 도합 330만 달러 몸값을 자랑한다. 한화가 사활을 걸고 투자해서 내놓은 야심작이었다. 
그러나 시즌 초반 출발은 안 좋았다. 두 투수 모두 최근 3년 넘게 불펜 투수로만 던져 볼 개수를 늘리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오간도는 단조로운 투구패턴, 비야누에바는 느린 구속으로 뚜렷한 약점도 있었다. 시즌 초반 몇 경기에서 부진하자 '한화가 또 잘못된 투자를 했다'는 부정적 시선들이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적응력을 높여가며 클래스를 입증 중이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이제 올라올 때가 됐다. 조금씩 실력들이 나오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고 평가했다. 짧은 적응기가 있었지만 괜한 경력과 몸값이 아니란 것을 증명하고 있다. 
비야누에바는 "오간도는 메이저리그에서 올스타도 하고, 월드시리즈에도 두 번이나 나갔다. 나 역시 메이저리그 경력이 있는 베테랑이다. 지금 활약에 팬들이 놀라는 게 이상하다. 이걸로 너무 놀라지 말라"며 "몸 상태가 많이 올라왔다. 조금만 더 지나면 100% 상태로 지금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고 자신했다. 앞으로 더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야구뿐만 아니라 한국 생활도 빠르게 적응 중이다. 오간도는 "야구장 바깥에서 알아보고 응원해주는 팬들이 많다. 대전에서 충전기를 사기 위해 휴대폰 대리점에 갔을 때도 한화 팬 주인을 만나 공짜로 받았다. 팬들의 관심과 사랑에 기분이 좋다. 한국음식도 매운 것 빼고는 전부 잘 먹는다"고 웃으며 말했다. 
진가를 드러내기 시작한 오간도-비야누에바 원투펀치, 그들의 서프라이즈 타임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waw@osen.co.kr
[사진] 대전=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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