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는 부족한 포지션을 보강하는 것뿐만 아니라 팀 분위기를 쇄신하는 효과도 있다. 가랑낮은 팀 분위기를 바꾸는 데 트레이드만한 충격 요법이 없다.
올 시즌 트레이드 전후로 가장 달라진 팀은 SK다. 트레이 힐만 감독 체제로 새롭게 출발한 SK는 개막 6연패로 시즌을 시작했다. 지난 7일 KIA와 4대4 대규모 트레이드를 단행하며 분위기를 바꿨다. 트레이드 첫 날은 패배했지만 그 이후 9승1패로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몰라보게 달라졌다.
트레이드로 KIA에서 SK로 합류한 핵심 멤버는 노수광과 이홍구. 노수광은 이적 후 11경기에서 34타수 8안타 타율 2할3푼5리 2도루를 기록 중이다. 기록은 썩 좋지 않지만 공수주에서 팀에 부족한 스피드로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홍구도 6경기 8타수 5안타 타율 6할2푼5리 3홈런 7타점으로 무섭게 터졌다.

힐만 감독은 "두 선수가 트레이드로 들어와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트레이드 전후로 팀 분위기가 크게 달라진 것은 없지만, 두 선수가 팀 승리에 몇 차례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두 선수의 합류로 기존 선수들이 번갈아가며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됐고, 전체적인 집중력도 상승했다"고 트레이드 효과를 밝혔다.
SK에 이어 한화도 트레이드로 반등 분위기를 타고 있다. 한화는 지난 17일 내야수 신성현을 내주는 조건으로 두산 포수 최재훈을 받는 1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트레이드 시점까지 한화는 시즌 첫 3연전 스윕패와 함께 4연패 늪에 빠져있는 상황이었다. 무기력한 경기 내용으로 분위기가 크게 가라앉았다.

바로 그 때 팀의 취약 포지션이었던 포수 보강을 위해 최재훈을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트레이드를 주도한 박종훈 단장뿐만 아니라 김성근 감독도 침체된 분위기를 바꾸며 반등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했다. 최재훈이 합류 직후 한화는 18~19일 대전 LG전에서 2연승을 달리면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최재훈은 2경기 연속 선발출장, 9회까지 교체 없이 풀로 뛰었다. 최재훈 합류 전 14경기에서 포수 풀타임 출장은 지난 12일 대구 삼성전 조인성의 1경기가 유일했다. 최재훈은 프런트와 현장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2경기 연속 안방을 이끌었다. 안정된 포구와 공격적 리드로 팀 분위기를 확 빠꿔놓았다.
김성근 감독은 "최재훈이 침착하게 경기 운영을 잘한다. 투수 리드가 아주 좋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재훈과 첫 호흡을 맞춰 첫 승을 거둔 카를로스 비야누에바도 "신성현이 팀을 떠난 건 아쉽지만, 새로운 포수 최재훈이 와서 연승으로 좋은 분위기를 탔다. 앞으로 이 기세가 이어질 듯하다"고 기대했다.
SK는 트레이드 효과를 보며 최하위에서 공동 3위까지 올라갔다. 8위에 머무른 한화의 상승 폭은 어느 정도일지 궁금하다. /waw@osen.co.kr
[사진] 최재훈. /대전=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