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홈런이 너무 많다, 무슨 문제라고 보는가”, “류현진이 예전의 모습을 찾아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아닌가”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은 19일(이하 한국시간) 콜로라도와의 홈경기에서 아쉽게 패한 뒤 현지 언론으로부터 류현진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 긍정적인 질문도 있었지만, 이날 홈런 3방을 허용하고 패한 직후라 어쩔 수 없이 부정적인 질문이 더 많았다. 한편으로는 류현진이 개막 후 3경기에서 피홈런 6개를 기록하며 3전 전패를 당했다는 점도 엄연한 현실이기는 했다.
하지만 로버츠 감독은 단 한 마디로 류현진의 현재 입지와 코칭스태프의 시선을 대변했다. 로버츠 감독은 “우리는 그가 5일마다 경기에 나서고 있는 것에 대해 편안함을 느끼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은 현재 복귀하고 있는 과정에 있다. 그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류현진에 대한 강한 신뢰가 느껴졌다.

2015년 어깨 수술 이후 2년간 긴 터널을 지났던 류현진은 올해 스프링 트레이닝에서의 인상적인 활약으로 선발 로테이션 재진입에 성공했다. 그러나 팀 내 입지가 2013~2014년 당시만큼 단단하다고는 할 수 없다. 위협요소도 아직은 많다. 마이너리그에는 스캇 카즈미어라는 베테랑과 훌리오 유리아스라는 팀이 애지중지 유망주가 있다. 선발 투수들이 많은 다저스의 여건상, 긴 부진은 탈락을 의미할 수도 있다.
하지만 로버츠 감독은 3전 전패, 5점대 평균자책점, 그리고 적지 않은 피홈런 등 몇몇 불안요소에도 불구하고 류현진을 강하게 신뢰하고 있다. 매번 언론의 의혹 제기를 홀로 막아서는 느낌이다.
“구속이 예전만큼 나오지 않는다”는 비판 섞인 질문에는 “구속이 일관된 것이 더 중요하다. 그리고 그는 87~88마일의 구속으로도 타자를 상대할 수 있는 커맨드가 있다”고 받아쳤다. 피홈런이 많다는 질문에는 “로케이션의 실수가 몇 번 있었을 뿐, 그의 전반적인 제구와 커맨드는 좋다”고 반박했다. 결정적으로 그의 전반적인 현재 상태에 만족한다면 선발로 계속 기회를 줄 뜻을 강하게 시사했다.

다저스와 같은 팀은 성적에 대한 압박이 매우 강하다. 팀 성적이 급하기에 인내심이 강하지 않을 수밖에 없다. 어쩌면 류현진도 첫 승, 혹은 가시적인 성과에 대한 조바심이 날 수 있는 환경이다. 하지만 수장의 믿음에 좀 더 여유와 시간을 가지고 정상궤도 진입을 노리는 계획을 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 부상 후유증이 나타나는 상황에서 이는 큰 힘이다.
다행히 류현진의 투구 내용은 점차 나아지고 있다. 구속이 한창 때보다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아쉽지만, 피홈런이 많을 뿐 주자를 쌓아두는 최악의 모습은 거의 없다. 단지 실투가 장타로 이어질 뿐이다. 실투를 줄이면 현재 구속으로도 더 나은 투구를 보여줄 가능성이 충분하다. 19일에는 955일 만에 6이닝을 소화하면서 퀄리티스타트에 근접한 성적을 냈다. 류현진에게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고, 로버츠 감독이 그 시간을 줄 용의가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