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원장과 일대일 훈련
5⅓이닝 3실점으로 눈도장 '쾅'
LG가 또 한 번 타선의 침묵으로 패했다. 2연패. 그러나 소득이 마냥 없던 경기는 아니었다. '2년차 중고신인' 김대현(20)의 가능성을 엿봤기 때문이다.

김대현은 1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화전에 선발등판, 5⅓이닝 6피안타 2볼넷 3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70개. 0-1로 뒤진 6회 1사 만루서 마운드를 내려갔고, 불펜진이 주자 두 명을 불러들여 실점이 늘었다.
김대현은 지난 시즌 LG가 1차 지명한 '기대주'다. 미국 스프링캠프 때부터 양상문 LG 감독은 김대현의 가능성을 주목했다. 양 감독은 스프링캠프 출국 당시 "임찬규, 이준형과 함께 김대현을 5선발 후보로 생각 중이다"라고 밝혔다.
당시 LG 마운드는 데이비드 허프와 헨리 소사 원투펀치에 차우찬, 류제국까지 네 자리가 확정된 상황이었다. 남은 한 자리를 두고 젊은 선수들을 우선적으로 시험하겠다는 방침이었고, 김대현은 그 후보군 중 한 명이었다.
김대현은 이상훈 피칭아카데미 원장의 작품이었다. 양 감독은 지난해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김대현의 이름을 뺐다. 국내에 남아 이상훈 피칭아카데미 원장과 함께 훈련하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이상훈 원장의 '일대일 마킹'을 받은 김대현은 시범경기 때부터 선발 기회를 받으며 왕도를 걸어왔다.

양 감독이 꼽은 김대현의 장점은 크게 두 가지. 하나는 힘이었다. 양 감독은 "체급이 다르다. 타고난 힘에서 나오는 구위가 좋다. 요령만 배우면 선발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라고 극찬했다.
또다른 장점은 '선린인터넷고 출신'이라는 점이다. 윤석환 선린인터넷고 감독은 2004년부터 2011년까지 8년간 두산 투수코치로 활약하며 선수들을 육성한 바 있다. 프로에서 잔뼈가 굵었기 때문에 신인들이 다치지 않고 1군 전력에 보탬이 되는 몸 상태를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 덕에 김대현은 데뷔 시즌부터 1군 마운드 등판을 경험하는 등 순조롭게 적응 중이다.
LG의 5선발은 임찬규로 확정됐으나 허프의 부상으로 다시 한 명의 선발투수가 더 필요했다. 기회는 윤지웅이 먼저 얻었다. 그러나 윤지웅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김대현에게까지 기회가 갔다.
양 감독은 19일 경기를 앞두고 "중간에서 던질 때처럼 자기 볼만 던져주면 된다. 원체 씩씩한 선수다"라며 "1군에서 네 경기 던져봤으니 괜찮을 것이다"라는 기대를 드러냈다.
김대현은 그 기대에 정확히 부응했다. 5회까지는 4피안타 1볼넷을 배짱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첫 선발등판이라 6회부터 집중타를 허용했지만 충분히 가능성을 선보인 것이다.
LG는 지난 주 고우석의 인상 깊은 데뷔전으로 미소지은 바 있다. 그에 이어 인상적인 선발 데뷔전을 치른 김대현까지. 젊은 투수진의 성장은 LG가 무서운 또 다른 이유다. /ing@osen.c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