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쩍 큰 맨시니, 더 험난해진 김현수 경쟁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4.20 10: 39

“맨시니를 리드오프에 넣은 이유는 무엇인가”
20일(이하 한국시간) 미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전을 앞두고 볼티모어의 최대 화두는 트레이 맨시니(25)의 리드오프 기용이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한 뒤 만시니는 선발 리드오프로 나선 게 이번이 처음이었다. 표본이 많지는 않지만 맨시니는 주로 5~7번 타순에 배치됐다. 스타일도 전형적인 리드오프로 보기는 어려웠다. 오히려 마이너리그에서는 거포 유망주에 가까웠다.
그런 질문에 벅 쇼월터 볼티모어 감독은 “그가 아니라면 그럼 누가 리드오프를 맡나”고 되물었다. 이날 신시내티 선발은 좌완 아미르 개럿이었다. 볼티모어의 외야 플래툰 구상에서 좌타자인 세스 스미스나 김현수가 제외되는 가운데, 맨시니가 가장 적임자라는 쇼월터 감독의 이야기였다. 최근 활약을 보면 틀린 말이 아니었다.

맨시니는 중심타자들이 생각 외로 부진한 현 시점, 볼티모어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 중 하나다. 19일까지 8경기에서 타율 3할4푼8리, 출루율 4할, 장타율 0.913, OPS(출루율+장타율) 1.313, 4홈런, 9타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MLB에 데뷔한 맨시니는 올해 개막 25인 로스터에 포함됐는데 제한된 기회를 살리며 서서히 자신의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당초 내·외야 백업, 그리고 지명타자 백업으로 여겨졌던 맨시니다. 팀이 아끼는 유망주 중 하나이기는 했으나 성장 속도가 더디다는 평가도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자신의 재능을 만개할 기세다. 아직 지켜봐야 할 필요는 있겠지만, 지난 13일 보스턴전과 17일 토론토전에서는 한 경기 2개의 홈런포를 가동하며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 맨시니는 이날 리드오프로 출전해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수비에 의문이 있었지만 맨시니는 아마추어 시절 외야를 본 적이 없다. 스스로 좌익수 수비는 큰 문제가 없다고 말할 정도다. 맨시니까지 본격 외야수로 나서면 개막 로스터에 외야수를 잔뜩 집어넣은 볼티모어의 외야는 포화 상태가 된다. 여기에 내셔널리그 원정 경기의 경우 지명타자 제도가 없어 중심타자인 마크 트럼보를 우익수로 넣어야 한다. 외야 자리가 더 좁아질 수밖에 없다.
결국 유탄은 김현수가 맞았다. 김현수는 지난 19일 신시내티 선발이 우완 브론슨 아로요였음에도 트럼보의 우익수 기용으로 선발 명단에서 빠졌다. 9회 대타로 한 타석을 소화한 것이 전부였다. 20일에는 선발이 좌완 개럿으로 예고되자 예상대로 선발에서 빠졌다. 21일 선발은 우완 스캇 펠드먼으로 예고되어 있지만, 역시 출전은 불투명하다.
크레익 젠트리는 대수비·대주자로서의 가치가 있다. 이날 쇼월터 감독은 경기 중반까지 팀이 2-0으로 리드하자 맨시니를 빼고 좌익수 자리에 젠트리를 넣었다. 손가락 부상을 당한 조이 리카드도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스미스의 햄스트링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이 변수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험난한 경쟁이다. 그런 가운데 김현수는 팀의 첫 13경기에서 고작 7경기, 18타수 소화에 머물고 있다. 먹구름만 계속 몰려들고 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신시내티(미 오하이오주)=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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