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의 마무리 오승환(35)은 시즌 출발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 시즌 첫 6경기에서 6⅔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이 8.10에 이른다. 피안타율은 3할7푼5리, 이닝당출루허용률(WHIP)은 1.95다.
두 차례 세이브를 따내기는 했지만 현지 언론이 오승환을 보는 시선은 ‘아슬아슬’이다. 지난해와는 다른 모습에 당황하는 기색도 읽힌다. 마무리는 팀 불펜의 핵심이다. 다른 불펜투수가 흔들리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큰 스포트라이트와 특권만큼 비난도 가해진다. 현지 언론의 시즌 초반 오승환 비판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
지역 언론인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의 컬럼니스트 제프 고든은 최근 연일 오승환이 흔들리고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20일(한국시간)에는 “지난 밤 그가 시즌 두 번째 세이브를 따내기는 했지만 또 한 번의 드라마였다”라며 오승환이 만루 위기에서 아슬아슬하게 세이브를 기록했음을 상기시켰다.

이어 고든은 “파이널 보스는 올 시즌 너무 너그럽다. 6⅔이닝 동안 12개의 안타를 맞았고 피안타율은 3할7푼5리나 된다. 매시니 감독이 언제까지 9회를 오승환에게 맡길 것인가?”라고 의문을 드러냈다. 지난해 압도적 모습과는 차이가 난다는 의견이다. 문맥에는 “마무리투수 교체를 고려해야 한다”는 느낌이 묻어난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 또한 “압도적이었던 지난해 루키 시즌과는 달리, 오승환은 올해 6번의 등판에서 5번이나 2개 이상의 안타를 맞았다”라면서 “이닝당 투구수도 지난해 16.4개에서 20.3개로 올랐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전체적으로 오승환을 보는 현지 언론의 시선이 호의적이지 않음이 나타난다.
매시니 감독도 오승환에 대한 질문을 계속 받고 있다. 하지만 매시니 감독은 오승환에 대한 절대적인 신임을 과시하고 있다. 지금은 단지 일시적인 난조라는 주장이며, 앞으로 더 나아져 작년의 모습을 찾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매시니 감독은 19일 경기 후 오승환의 구위에 대한 우려에 오히려 “그는 항상 똑같은 사람같다”고 옹호했다. 위기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는 능력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는 것이다. 매시니 감독은 최근 부진이 단지 슬라이더의 실투 때문이며, 나머지 부분은 문제가 없다며 마무리 교체론에는 굵은 선을 긋고 있다.
위기에도 불구하고 오승환은 어쨌든 최근 두 차례의 세이브 기회를 모두 살렸다. 세인트루이스도 피츠버그와의 3연전을 싹쓸이하고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전형적인 슬로 스타터인 오승환이 구위를 회복하며 매시니 감독의 믿음에 부응할 수 있을지 모두가 지켜보고 있다. 트레버 로젠탈과의 보이지 않는 경쟁도 현지 언론의 단골 레퍼토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는 클럽하우스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