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시체 없으면 안 된다?...드라마 新 흥행공식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7.04.21 10: 24

요즘 시체 없는 드라마가 없다. 로맨스도, 미스터리도, 부부 싸움도 언제나 강력범죄와 함께 한다. 그야말로 ‘브라운관 시체 점령 사건’이라 부를 만 하다. 드라마의 새로운 흥행 공식이 생긴 셈이다. 
최근 드라마계에는 미스터리물이 흥행을 하고 있다. SBS에서는 ‘피고인’과 ‘귓속말’과 같은 법정 스릴러가 연속으로 편성됐다. OCN은 ‘장르물의 명가’답게 ‘보이스’에 이어 ‘터널’까지 강력범죄를 다루는 범죄 스릴러를 선보이고 있다.
이런 범죄 수사물의 인기는 사실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OCN ‘나쁜녀석들’부터 tvN ‘시그널’까지 각종 수사물이 큰 인기를 끌어온 바. 지난해부터 불어 닥친 법정물의 인기는 2017년 상반기에도 계속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하지만 주목할 것은, 최근 범죄 수사물의 중요 요소인 스릴러가 로맨스와도 변주를 이루고 있단 점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JTBC ‘힘쎈여자 도봉순’이었다. ‘힘쎈여자 도봉순’은 주인공들의 달달한 로맨스와 함께, 여성 납치범을 등장시켜 긴장감을 높였다. 
KBS 2TV 월화드라마 ‘완벽한 아내’ 또한 기본적으로 평범한 주부의 성장담을 담고 있지만, 남편의 바람을 추적하다 뜻밖의 스토커를 마주하게 되면서 스릴러 요소가 추가된 스토리를 보이고 있다. 서류상으로 한 번 죽었다가 살아난 정나미(임세미 분)가 지난 18일 ‘진짜’ 죽게 되면서 ‘완벽한 아내’에도 시체가 등장하게 됐다. 
KBS 2TV 수목드라마 ‘추리의 여왕’은 코믹과 스릴러를 합한 장르를 선보인다. 추리퀸 설옥(최강희 분)은 경찰인 완승(권상우 분)을 도와 추리를 한다. 이들은 현재 한 여성을 살인한 살인범을 쫓고 있는 중. 범행 과정을 추리하는 설옥의 상상에는 섬뜩한 표정으로 살인을 저지르는 살인범이 있다. 설옥과 완승의 케미는 코믹에 가깝지만, 스릴러 요소는 드라마의 핵심으로 작용하고 있다.
OCN '터널'은 1980년대 여성 연쇄 살인 사건의 범인을 찾던 박광호(최진혁 분)가 2016년으로 타임 슬립, 과거와 현재의 연결고리를 발견하며 다시 시작된 30년 전 연쇄 살인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범죄 수사물이다. 타임슬립과 연쇄 살인사건을 묶었다. '제 2의 시그널'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현재 방영되는 드라마 뿐 아니라, 앞으로 방영을 앞두고 있는 드라마들도 스릴러가 많다. MBC ‘파수꾼’은 액션 스릴러를 표방하고 있고, SBS ‘당신이 잠든 사이에’는 판타지와 스릴러가 결합된 드라마다. OCN ‘듀얼’ 또한 복제인간을 등장시켜 색다른 스릴러를 펼칠 예정이다. 
지금의 형국을 살펴보면, 납치 희생자나 시체가 나오지 않는 드라마가 없을 정도다. 일각에서는 잔인함과 폭력성에 반기를 들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이런 스릴러물을 반기는 시청자가 더욱 많다.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오는 쾌감이, 어수선한 시국으로 답답한 마음을 안고 있던 시청자들에는 반가울 따름이었을 터. 
요즘의 한국 드라마계의 ‘스릴러 돌풍’은 미국드라마에서는 진작부터 찾아볼 수 있었다. FBI나 부검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미드’에는 이미 스릴러가 흥행 요소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법정물이나 스릴러는 해외의 사례를 통해 이미 흥행성을 보장 받은 장르이기 때문에 더욱 방송사나 제작사가 탐내는 소재이기도 하다.
과거에는 ‘기승전로맨스’라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모든 것이 로맨스로 귀결됐다. 하지만 요즘에는 로맨스를 철저히 배제하고 스릴러에만 집중하는 드라마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제는 ‘기승전스릴러’가 새로운 흥행공식으로 떠오르고 있는 셈이다. / yjh0304@osen.co.kr
[사진] 각 드라마 스틸컷 및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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