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황현희, 시커먼스도 흑인 비하? 오만 vs 소신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7.04.22 16: 45

개그맨 황현희가 방송 인생 최대의 위기에 봉착했다. 샘 해밍턴과 흑인 비하 여부를 놓고 설전을 벌이면서다. 조용히 꺼질 수도 있던 이번 논란은 황현희의 정면 대응으로 일파만파 확돼되고 있다. 황현희는 과연 개그와 풍자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밝힌 것일까, 아니면 네티즌 비난대로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오만한 태도를 드러낸 것일까.
사태의 발단은 지난 19일 전파를 탄 SBS 정통 코미디 프로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찾사')에서 황현희가 우스꽝스러운 흑인 분장으로 개그를 펼친데서 비롯됐다. 방송을 본 '진짜 사나이' 샘 헤밍턴은 자신의 SNS를 통해 "황현희가 흑인 분장했는데 진짜 한심하다. 도대체 이런 말도 안 되는 행동 언제까지 할꺼야? 인종을 그렇게 놀리는 게 웃겨?'라고 황현희의 개그를 흑인 인종 차별로 규정지었다. 
그는 "예전에 개그 방송을 한 사람으로서 창피하다"라며 황현희의 사과와 반성을 촉구했다. 하지만 황현희의 생각은 달랐다. 국적도 인종도 자란 환경도 전혀 다른 두 방송인의 180도 상반된 시각을 SNS에 올림으로서 반격에 나선 것이다. 그는 "형(샘 헤밍턴)의 말하는 방식이 잘못돼서 공개적인 자리에 글 올린다'라고 서두를 꺼낸 뒤 "단순히 분장한 모습을 흑인 비하로 몰아가는 형의 이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는 어떻게 해석이 되냐면 영구, 맹구라는 캐릭터는 자폐아들에 대한 비하로 해석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또 황현희는 "한국 코미디 프로에선 예전에 시커먼스가 시청자 애정을 한 몸에 받았는데 이런 개그도 흑인 비하인가"라며 불편한 심경을 그대로 적었다. 
황현희의 반박 글이 서로 간의 대화로 끝나지않고 공개 형식을 택하면서 네티즌 여론이 본격적으로 가세하기 시작했다. 현재로서는 황현희를 향한 비난 여론이 댓글에서 우위를 점하는 분위기다. "흑인 비하가 맞다고 본다"는 지적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개그 소재를 택하는데 좀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중이다.
황현희는 과거 MBC 예능 '라디오스타'에 출연, "제 감정에 솔직한 사람이라 오해를 받는 편이다"라고 솔직하게 말한 바 있다. 이번 샘 헤밍턴과의 논쟁에서도 결국 사과나 무시보다 논란을 불사하고 맞받아친 게 이런 성격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황현희는 그동안 시사 개그, 고발을 소재로 한 개그 프로그램을 많이 해왔다. 여러 방송을 통해 검사, 진행자, 시사PD등 논리적이고 지적인 캐릭터를 연기하며 인기를 얻은 바 있다. 그런 그가 '인종 비하'라는 거대한 암초에 부딪힌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중이다./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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