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클래식의 가장 뜨거운 공격수 양동현이 전북 수비진에 완벽하게 냉동됐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전북 현대는 23일 전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린 2017 K리그 클래식 7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 경기서 정혁-김신욱의 연속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개막 후 7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달린 전북은 승점 17점으로 1위를 질주했다. 또 선두경쟁팀 포항을 꺾으며 시즌 초반 상승세를 이어갔다.

최순호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전북이 경기를 루즈하게 이끌었다"고 일침을 가했다. 치고 받는 경기를 펼쳐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것.
경기 전반적인 점유율을 보면 포항이 앞섰다. 경기 시작부터 35-65로 앞섰던 포항은 후반 마칠 때 43-57로 볼을 오래 소유했다. 그러나 문제는 포항이 잘할 수 있는 플레이를 할 수 없었다.
특히 포항은 올 시즌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선보이는 양동현에게 볼을 연결하지 못했다. 양동현을 중심으로 스리톱 형태로 공격진을 구성한 포항은 제대로 된 슈팅 조차 만들지 못했다. 이날 포항은 8개의 슈팅중 4개가 유효슈팅이었다. 대부분 후반에 집중됐다.
심동운, 서보민, 롤리냐, 손준호 등은 전북 중원과 힘겨루기서 패했다. 포항은 결국 포지션닝 싸움에서도 밀리며 후방에서 볼을 돌리다 아웃되는 경우가 많았다. 전방으로 볼을 연결할 곳이 없어 스스로 흔들렸고 전북에게 공격 기회를 헌납했다.
힘겨운 싸움을 벌이면서 포항은 장점을 선보이지 못했다. 측면 돌파도 이뤄지지 않았고 짧은 패스 연결도 부족했다. 전북의 포백 수비라인은 신형민까지 가세하면서 완벽하게 양동현을 수렁에 빠트렸다. 특히 신형민-김민재-이재성의 중앙 수비진은 삼각형을 만들어 양동현을 감싸 안았다. 양동현이 이동할 때마다 삼각형은 그대로 유지됐다.
철저한 삼각형을 만들고 기다린 전북 수비를 상대로 양동현이 할 것은 거의 없었다. 올 시즌 활동량 보다는 중원에서 연결되는 패스를 골로 마무리하는 양동현의 스타일에 대해 철저하게 분석을 하고 나온 전북은 좀처럼 슈팅 기회를 허용하지 않았다.
반면 수비에서 철저하게 상대를 감싸안은 전북은 빠른 템포로 공격을 펼쳤다. 중원까지 완벽하게 장악한 전북은 순식간에 공격숫자를 늘리며 포항을 압박했고 문전에서 수 차례 기회를 노렸다.
포항이 8개의 슈팅에 그친 것이 비해 전북은 17개의 슈팅을 시도했고 9개가 유효슈팅이었다. 좀 더 침착한 마무리를 했다면 점수차는 더 벌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전북이 포항 공격진을 완벽하게 접수한 것은 모두 최강희 감독의 전술 때문이다. 최 감독은 경기 전 "부상자가 많기 때문에 홈에서도 공격적인 축구를 완벽하게 펼치기 힘들다. 다만 포항이 잘하는 것을 막아내고 빠른 공격을 펼치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감독의 이야기처럼 전북은 포항을 완벽하게 막아냈다. 그동안 약팀과 대결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던 포항의 약점을 철저하게 파고 들었고 결국 공략법을 찾아냈다. 물론 정혁의 선제골 상황에서 운이 전북에게 향한 것은 맞다. 그러나 철저하게 준비하면서 상대 약점을 파고든 것은 승리를 위한 지름길이었다. / 10bird@osen.co.kr
[사진] 전북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