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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관희 사태, 사후 징계 수위는 어떻게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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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안양, 서정환 기자] 이관희 사태가 엄청난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서울 삼성은 23일 안양체육관에서 개최된 2016-17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안양 KGC인삼공사에 75-61로 역전승을 거뒀다. 원정에서 1승 1패를 기록한 삼성은 잠실에서 열리는 3,4차전서 반전을 노린다. 

1쿼터 종료 5분 15초를 남기고 문제의 장면이 나왔다. 교체로 들어온 이관희가 이정현을 수비하는 과정에서 신체접촉이 있었다. 이정현이 이관희의 수비를 뿌리치는 과정에서 팔꿈치로 이관희의 얼굴을 쳤다. 파울이 선언됐다. 넘어진 이관희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이정현의 가슴을 팔로 세게 밀었다. 이정현은 코트에 넘어졌다. 양 팀 선수들이 흥분한 이관희를 말리며 난투극으로 번지지는 않았다. 

▲ 더블파울 줬다 U파울로 정정 해프닝 

당초 심판은 이정현과 이관희에게 각각 더블파울을 주고, 이관희에게 퇴장을 명령했다. 장내아나운서도 이렇게 공지한 뒤 경기가 속개됐다. KBL 공식기록프로그램에도 그렇게 명시가 됐었다. 

더블파울은 해당선수 둘에게 개인파울을 하나씩 주고 따로 자유투는 던지지 않는다. 이관희에게 실격퇴장파울이 선언됐으므로 이정현이 자유투 2구를 던졌다. 여기까지 문제가 없다. 

하지만 하프타임에 심판은 이관희에게 일반 파울을 이정현에게 U파울을 각각 부과하고, 다시 이관희에게 실격퇴장파울을 줬다고 정정한 뒤 이 사실을 알렸다. 

KBL에 따르면 이정현이 스포츠 정신에 위배되는 파울(Unsportsmanlike foul) 즉 U파울을 했다고 하더라도 이관희의 일반파울과 동시에 진행되어 더블파울 상황이라 보는 것이 맞다고 한다. 즉 두 파울이 상쇄되어 삼성에게 추가 자유투가 주어지지 않은 것이 맞다. 경기결과에 영향을 주지는 않은 셈이다. 

경기 후 장준혁 심판위원장은 “심판진과 운영진, 장내아나운서의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하프타임에 정정했다. 이정현이 U파울을 범한 것이 맞다”고 해명했다. 

결국 공식기록지에는 이정현의 U파울이 적혀 있다. 데드볼 상황에서 상대를 고의적으로 밀친 이관희에 대해서는 사후징계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관희는 3차전을 뛰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재민 경기위원장은 “월요일 오전 내부적으로 검토를 할 것이다. 사후제재를 해야 한다고 생각되면 차후 재정위원회를 소집해 징계수위를 논의할 것이다. 3차전 전까지는 결론이 날 것”으로 밝혔다. 

▲ 벤치 떠난 선수들, 추가 징계 가능성  

문제는 더 있다. 사태가 벌어졌을 때 양 팀 벤치의 일부 선수들이 이탈해 코트에 난입했다. KBL 경기규칙 제 39조 싸움 2-1에 따르면 ‘교체선수, 제외된 선수, 또는 팀 벤치의 다른 인원이 싸움기간 또는 싸움으로 이어지는 상황 동안 팀 벤치구역을 떠나면 실격퇴장이 된다’고 명시돼 있다. 

이럴 경우 페널티는 ‘팀 벤치구역을 이탈하여 실격퇴장 처리된 인원의 수와 상관없이 한 개의 테크니컬 파울이 감독에게 부과된다’고 설명돼 있다. 

그렇다면 코트에 난입한 양 팀 벤치선수들은 즉각 퇴장을 명령받았어야 한다. 양 팀 감독 또한 테크니컬 파울을 받는 것이 맞았다. 하지만 심판진은 이에 대해 무대책으로 일관했다. 

경기 후 장준혁 심판위원장은 “이번 상황을 ‘싸움’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벤치 선수들을 퇴장조치 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현이 일방적으로 맞은 상황이기에 ‘싸움’의 상황 자체가 성립이 되지 않는다는 것. 

KBL 규칙은 싸움에 대한 정의로 ‘싸움은 둘 또는 그 이상의 상대방(선수 및 벤치인원) 사이의 육체적인 충돌이다. 이 조항은 싸움기간 또는 싸움으로 이어지는 상황 동안 팀 벤치구역의 경계를 벗어나는 팀 벤치인원에게만 적용된다’고 했다. 

이정현과 이관희가 육체적으로 충돌했고, 싸움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상황이다. 충분히 ‘싸움’에 대한 정의와 일치한다. 

정작 코칭스태프는 제대로 규정을 숙지하지 못하고 있다. 김승기 감독은 규정상 선수들이 사후징계를 받을 수 있다는 말에 “벤치선수들이 싸움을 말리려고 나온 것이기에 큰 문제가 안 될 거라 생각한다. 차후에 징계가 내려지면 받겠다. 프로농구에서 후배가 선배를 친 것은 이해가 안 간다. 에이스 선수에게 파울을 한 것은 잘못됐다. 그런 식으로 한다면 나도 한 선수를 시켜서 다른 선수에게 파울할 수 있다. 하지만 난 그런 식의 농구는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벤치선수가 싸움을 말리려는 목적이었다 해도 일단 코트에 난입할 경우 징계를 피할 수 없다. 

▲ FIBA룰, 프로리그 적용의 한계

FIBA룰은 기본적으로 국가대항전이나 토너먼트에 적합한 룰이다. KBL이 FIBA룰을 리그운영에 적용하다보니 여러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FIBA룰에서 싸움발생 시 벤치이탈 선수는 그 경기서 바로 퇴장 조치한다. 그래야 해당 팀에게 페널티를 줄 수 있다. 매 경기 다른 팀과 상대하는 토너먼트 경기에서 사후 징계를 하면 다른 팀만 이득을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로리그, 특히 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는 사후징계를 통해 출장정지를 내릴 수 있어야 한다. NBA는 사후징계를 통해 플레이오프 시리즈에 결정적 영향을 준 사례가 있다. 


피닉스와 샌안토니오가 붙은 2007 NBA 플레이오프 서부컨퍼런스 세미파이널이 좋은 예다.  피닉스가 100-97로 앞선 4차전에서 종료 10초를 남기고 로버트 오리가 드리블 하던 스티브 내쉬에게 바디체킹을 했다. 내쉬는 간판으로 내동댕이쳐지며 크게 다칠 뻔했다. 벤치에서 흥분한 아마레 스타더마이어와 보리스 디아우가 코트로 난입했다. 

잘못은 오리가 했지만, 피닉스가 더 큰 피해를 입었다. 벤치를 이탈한 스타더마이어와 디아우는 5차전을 뛰지 못했다. 결국 2승 2패에서 샌안토니오가 5차전을 이기면서 시리즈가 기울었다. 스타더마이어는 6차전 뒤늦게 출전해 38점, 12리바운드를 토해냈지만, 샌안토니오가 4승 2패로 시리즈를 가져갔다. 

샌안토니오는 파이널에서 클리블랜드를 4-0으로 잡고 통산 네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피닉스 팬들은 아직도 ‘비신사적으로 한 샌안토니오가 더 이득을 봤다. 승리를 도둑맞았다’고 분개하고 있다. 심정적으로는 맞는 이야기다. 하지만 규정은 규정이다. 

이재민 경기위원장은 “FIBA 경기를 많이 봤지만, 벤치선수들이 코트에 난입해 퇴장조치를 받은 경우를 보지 못했다. NBA와는 경우가 다르다”고 밝혔다. 

프로리그에서 정확한 판정은 흥행과 직결되는 매우 민감한 문제다. KBL은 이관희 사태에 대해 사후징계를 통해 잘못을 명백하게 밝혀야 한다. 이 징계가 시리즈의 향방을 크게 좌우할 수 있다. 매우 중요한 문제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안양=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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