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윤이 무서운 이유, 득점은 커녕 출루도 난망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7.05.02 06: 35

소방수 김재윤(27·kt wiz)이 마운드에 오르는 순간 kt 팬들의 표정은 밝아 진다. 경기 내내 실점을 할까 걱정하던 얼굴이 아니다. 그만큼 김재윤에 대한 믿음이 강하다. 올 시즌 10경기서 9이닝 동안 무실점을 기록한 김재윤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시즌 초반 화끈한 질주를 하던 kt는 최근 6연속 루징 시리즈를 당하며 침체 돼 있다. 창단 후 최고 성적을 기록하기도 했던 kt의 성적은 떨어지기 시작했고, 5할 승률이 깨진 것은 물론 8위까지 내려왔다. 삼성 라이온즈와 승차가 7경기나 돼 한동안 최하위에 대한 걱정은 덜었지만, 결코 위로 받을 수 있는 사항은 아니다.
kt의 흔들림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요지부동인 포지션이 있다. 김재윤이 맡고 있는 마무리 투수다. kt의 대부분 포지션에서 크고 작은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지만, 마무리 투수에서 만큼은 좀처럼 문제점이 보이지 않는다. 굳이 문제점을 찾자면 팀 타선의 부진으로 승리 기회가 적어 세이브를 올리기 위해 마운드에 오를 날이 적다는 것뿐이다.

올 시즌 김재윤은 7차례 세이브 달성 기회를 잡아 모두 세이브로 연결해 세이브 순위 2위에 올랐다. 하지만 세이브보다 돋보이는 건 무실점 기록이다. 김재윤은 세이브를 올리기 위해 등판한 7경기와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등판한 10경기서 1점도 내주지 않아 9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현재 KBO 리그에서 세이브 혹은 홀드를 1차례라도 달성한 투수 중 평균자책점이 0.00인 선수는 김재윤과 김지용(11이닝 무실점), 이동현(이상 LG 트윈스, 1이닝 무실점)밖에 없을 정도로 불펜 투수 평균자책점 0.00은 보기 힘든 기록이다.
평균자책점만 돋보이는 건 아니다. 김재윤은 불펜 투수가 가장 피해야 할 주자 출루에서도 완벽할 정도다. 이닝당 출루허용율(WHIP)에서 김지용(1.18)과 이동현(1.00)의 기록도 좋지만, 김재윤은 0.44로 넘볼 수 없을 정도다. 최근 불펜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8홀드를 기록한 진해수(LG 트윈스)의 WHIP도 0.48로, 김재윤보다 조금 더 높다.
올 시즌 9이닝 동안 단 3피안타 1볼넷만 내준 만큼 김재윤이 마운드에 오르면 상대로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다. 김재윤이 직구와 슬라이더를 가진 투피치 투수이지만, 최고 구속 150km/h가 넘는 직구에 130km/h 중반의 슬라이더가 섞이면 타자들의 방망이가 헛돌아가기 마련이다. 어쩌다 공이 배트에 맞아도 워낙 구위가 좋은 탓에 안타성 타구가 나오지 않는다.
김재윤이 무서운 건 아직 성장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원래 포수였던 김재윤은 2014년 중반 투수로 전향해 2015년부터 1군에서 던졌고, 지난해 중반부터 마무리를 맡았다. 투수라는 포지션은 물론 마무리 자리까지 아직 적응을 하고 있는 셈이다. 김재윤도 아직 만족할 마음이 없다. 이견이 없을 정도로 훌륭한 시즌 초반이지만, 김재윤은 아직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다며 더 노력하고 있다. 김재윤이 무서운 이유다. /sportsh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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