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설경구 "임시완, 우리 집에서 술 자주 마셨다"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5.14 13: 29

 (인터뷰①에 이어) 범죄 액션부터 재난영화, 로맨스 장르까지 다양한 인물들을 소화하며 충무로의 연기파 배우로 주목받은 설경구는 ‘불한당’의 건달 재호 캐릭터를 위해, 그 어떤 현장보다 변성현 감독과 함께 자주 모니터하며 “재밌다” “재미없다”는 둥 서로 티격태격하며 연기 톤의 뉘앙스 수위를 조절하고 섬세한 연기를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특별한 수식어가 필요 없는 설경구가 ‘불한당’에서는 눈빛, 표정, 말투에서부터 카리스마 있고 섹시한 남자의 매력이 느껴진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그의 자태를 보고 있노라면 섹시하다는 말이 괜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아마도 많은 관객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 명장면을 고르라 하면 현수(임시완 분)를 향해 “자기야 내 왔데이~”라고 외치는 그의 미소를 떠올리지 않을까 싶다. 그런 재호의 모습이 멜로가 아닌 액션 영화에서도 분명히 매력적이다.

설경구는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사실 이번에는 눈썹 잔털까지 제거했다. 옛날 같으면 건드리지도 않았을 텐데 이번에는 어떻게 해주든지 그냥 가만히 있었다”며 “분장 실장님도 경험이 많으신 분이라서 믿고 맡겼다”며 겉모습부터 스타일리시하게 신경을 썼다고 전했다.
‘감시자들’ ‘공공의 적’에서 경찰을 연기했던 그는 ‘불한당’에서는 상반되게 마약 거래를 통해 돈을 버는 건달 재호를 연기하며 특유의 묵직한 카리스마를 발산한다. 설경구는 “감독님이 (작품 속)내가 너무 구겨져있어서 이번엔 빳빳하게 펴고 싶다는 말이 마음에 들었다”라고 출연을 굳힌 이유를 전했다. 고급 슈트에 포마드를 바른 헤어스타일은 지금까지 설경구에게서 찾아볼 수 없었던 신선한 비주얼이다.
이처럼 그가 빛날 수 있었던 것은 함께 ‘브로맨스’ 이상의 케미스트리를 보여준 임시완의 호연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배우라고 불러도 어색하지 않을 그가 재호를 따르는 수하 현수 역을 맡아 기대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
설경구는 “임시완이 워낙 바른 친구고 예쁘장하게 생긴 얼굴을 가졌지만 가슴속에 타락하고자 하는 이미지가 있다. 본인 스스로도 ‘나를 몰라서 그런 거지 분명 그런 이미지가 있다’고 하더라”고 웃으며 전했다.
올해로 쉰 살인 설경구, 서른 살인 임시완이 스무 살이라는 차이를 극복하고 남자들의 우정이라고 불릴 만한 어떤 것의 출발점에 있는 듯하다. 그의 말투에서 후배에 대한 깊은 애정이 느껴졌다.
그는 “임시완은 이전 작품의 배우들과 꾸준히 만나고 연락을 하더라. ‘미생’ 팀은 물론 함께 작품을 했던 배우들과 자주 만나고 연락하더라. 그게 어장관리가 아니라 친밀감이 몸에 밴 친구다”라고 칭찬했다.
“임시완은 제가 감독님과 같이 있다가 갑자기 연락을 해도 알았다면서 언제든 나오는 친구다. 우리 집에서도 술을 자주 마셨다. 술 먹고 새벽에 집으로 간 적도 있다.(웃음) 그 다음날 제가 술에서 깨어나고 정신 차릴 때쯤인 오후 3~4시쯤 전화를 해서 ‘괜찮으시냐’고 묻는다. 되게 친밀감이 많은데 의도한 게 아닌 타고난 것 같다.”/ purplish@osen.co.kr
[사진] CJ엔터테인먼트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